어디서부터 꼬인걸까?
명문대와 대기업을 다니다 돌연 술집 차린다고 뛰쳐나온 여자 사람 이야기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꿈이 참 많은 아이였다.
대통령, 가수, 과학자, 대학 교수, 선생님, 연예인 등 지금 기억 나는 것들만 해도 저만큼 된다. 그런 내가 하나의 꿈에 정착하게 되는데, 바로 ‘방송국 PD’ 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 학원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글 쓰는 재미를 알게 되었고, 학교 대표로 글짓기 대회를 나가서 상도 받으면서 자연스레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겼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도 실컷 보면서 하고 싶은 일도 맘껏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했다. 그렇게 찾은 직업이 바로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신문방송학과를 목표로 공부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문과의 꽃인 언어영역을 아주 시원하게 말아먹은 것이다. 분명 수능 날에는 문제를 다 풀고 20분이나 남아서 검토까지 했는데 4등급이 나온 것이다. 문과생한테 언어영역 4등급은 대학을 가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담임 선생님도 내 성적표를 보시더니 X표를 크게 그리면서 “재수 할래? 아니면 교차지원 할래?”라고 물으셨다. 결국 나는 신방과는 포기하고 이과에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이과 중에서도 최고봉인 공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것도 글과 연예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컴퓨터 공학부. 이때부터였을까? 내 인생이 꼬인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