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감정을 숨기고 자라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늘 조심조심, 눈치를 보며 자랐다.
엄마는 엄격했고,
감정 표현보다는
잘해야 한다는 말이 먼저였다.
무언가를 선택하려 할 때면
“그건 왜?”
“그건 필요 없어.”
“그건 네가 할 일이 아니야.”
그 말들 앞에서
나는 내 감정을 접는 법을 배웠다.
싫어도 웃고,
원해도 참는 게 익숙해졌다.
그렇게 자라서 어른이 된 나는,
지금도 종종
나에게 너무 엄격하게 군다.
“왜 이렇게 예민해?”
“왜 또 이런 반응을 해?”
“왜 제대로 못 해?”
마치 나를 끊임없이 실망시키는 사람처럼
내 안에서 나를 끝없이 탓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다.
내가 나에게 필요한 건
충고보다 다정함이었다는 걸.
예민하게 반응하는 날엔
“그럴 수도 있지.”
실수했을 땐
“괜찮아, 나도 그랬어.”
그렇게 말해주는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다.
어릴 적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나,
선택할 수 없었던 나에게도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때는 무서웠지?”
“말할 수 없었던 거,
지금은 내가 들어줄게.”
“지금의 나는
너를 무시하지 않아.”
그렇게 마음속 고립됐던 나를
조금씩 꺼내어 앉히는 중이다.
그리고 이제는
이 말도 해주고 싶다.
나는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어색해도, 조용해도,
지금 이대로의 나도
충분히 사랑받아도 되는 사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