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했던 방황이라곤
어떻게 하면 학원을 안가고 주위에서 시간을 배회하는가와
잘 오지 않는 잠을 어찌 달래야 할까 창틀에 올라가 앉아 고민하는 정도였다.
요즘 아이들의 고민은 무엇일까?
내가 들어본 대답들은 나의 그 시절 그것보다
훨씬 더 현실적이었다.
*
강아지에게 공을 던져주면 강아지가 그것을 물어오지만,
원숭이에게 똑같은 행위를 하면 오히려 빤히 주인을 쳐다본다고 한다.
영리한 동물 일수록 왜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 생각하기 때문이라나.
미디어의 영향일까 시대의 조류일까? 아이들은 더 똑똑해졌다.
그리고 나에게 조금 남아있는 내 유년기 시절부터 이어져온,
약간은 무모하면서도 이상적인 목표와 동기들은 아이들에겐 조금 바래 보였다.
불필요하다고 손에서 놓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뺏은 것일까.
Sep. 2005, TMY,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