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같은 과를 나와 회사에 취직한 한 선배의 홈페이지에 찾아갔던 적이 있었다.
곧 졸업을 앞둔 나였고 내 앞길을 가고 있던 선배라, 아마 그 선배가 떠올랐던 것 같다.
"형, 오랜만이에요. 저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오래간만이네. 재미나게 놀아라. 많이 놀아라. 무조건 놀아라."
후에 홈페이지 방명록에 찾아가서 그 답글을 읽었을 때, 나에겐 무조건 놀라는 말이 꽤 낯설게 들렸다.
그래서 새로운 글을 하나 더 썼었다.
"형, 꼭 그렇게 놀아야 해요?"
"내가 뭐라고 썼었지? 기억 안 나는 걸 보니 진심이었던 것 같은데?"
Nov. 2006, E100VS, 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