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여행 가이드 북 첫 번째 페이지에 나온, 꼭 가봐야 할 것 같은 라면 집을 찾아가자고 결심하고 난 일행은그 라면집이 생각보다 애매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었어서 30분이 넘게 삿포로의 거리를 헤매다 간신히 그 라면집을 발견했다.
영하의 추위로 가득 찬 늦은 겨울밤이었지만 명성 때문인지 라면집 앞엔 이미 라면을 먹기 위해 기다리는 근처의 회사원들로 가득 했다. 나 역시 그 줄에서 추위를 삼키며 30분이나 넘게 서있어야 했다. 30분이 지나고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그 라면집은 겨우 몇 평짜리 공간을 가진 작은 가게였다. 그럼에도 정말 얼마나 대단하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줄을 서서 먹나 싶었다.
그 질문은 내가 라면을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됐다. 라면의 본고장인 삿포로의 명물일만 했다. 그렇데 그렇게 인기가 좋았다면 왜 가게를 넓히지 않았을까? 라면을 먹으면서 난 그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공간이 커지면 더 많은 손님을 받을 수도 있고, 라면을 더 빨리 만들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게를 확장했으면 라면이 더 맛있었을까? 그리고 라면을 더 빨리 만들었다면 더 맛있었을까? 내가 만일 5성 호텔에서 일어나 이 점심메뉴로 이 라면을 먹었다면 어땠을까?나는 그 맛이 정말 똑같게 느껴졌을지 의심이 들었다. 내가 거부가 되어 주말에 비행기를 타고 삿포로에 여유롭게 와서 줄을 서지 않고 이 라면을 먹어도 같은 맛으로 느껴질지 궁금했다.
추운 겨울의 고생이란 양념에 한 장인의 고집이란 양념이 덧붙여진 이 라면은 아마 내 기억 속의 라면은 실제의 그것보다 더 맛있게 남아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가게의 주인도 그 추위라는 양념의 비밀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