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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렬 Sep 03. 2018

이주민들의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자국 경기 시청 방법


'2018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폐막 날인 9월 2일 동두천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동두천시 체육회장배 다문화 체육대회>의 유일한 자원활동가인 내가 맡은 일은 인포메이션에 가까웠다. 참고 이 대회에는 9개 국가 축구동호회가 참여했다. 참가국을 소개하자면.


아시아 : 네팔-태국-인도네이사-미얀마-배트남-한국


아프리카 : 나이지리아-라이베리아-우간다


참가국 선수 및 응원하러 온 사람들에게 생수 박스 배분 설명, 근처 편의점 위치 안내, 맥도날드 햄버거 단체 주문 대신 해주기, 카카오택시 잡아주기 등등을 했다. 이주민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볼게 많았던 입장이라 안내원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다.


일단 상대 쪽에서 먼저 다가오니까 이보다 좋은 접근성이 어디 있으랴. 나아가 대화 나누기도 수월하다. 편의점 위치를 알려주려면 경기장 밖 도로까지 짧으면 5분 길면 10분 정도 걸어 동행을 해주어야 한다. 여러 사람과 함께 탄 엘리베이터에서 스마트폰이 어색함을 구원하듯 이주민과 함께 걸어갈 때 이경렬의 저돌적이며 횡설수설한 질문마저도 걷는 동안은 어색함을 풀어주는 실로 구원의 언어였다.


오늘의 주요 질문은 ‘이주민들의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자국 경기 시청 방법’이었다. 작년에는 이주민들의 평소 스포츠활동이 궁금했는데 이번엔 스포츠 관람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경기가 열리는 날 이주민들이 모여서 경기를 봤을지, 그게 참으로도 궁금했다. 5분 넘게 대화를 나눈 사람은 네팔, 인도네시아, 베트남에서 온 이주민이었다.


아쉽게도 모여서 경기를 봤다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대부분 각자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봤단다. 매체는 주로 페이스북과 유투브. 베트남 참가자는 TV나 국내 포털사이트로 축구 경기영상을 봤다고 했다. 왜냐, 베트남 축구돌풍과 한국과의 4강전이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모여서 보는 일은 없었단다.


아무리 그래도 TV생중계로 손쉽게 볼 수 있는 기회인데, 분명 어디에서는 8월 29일 저녁 베트남 이주민들이 모여서 경기를 봤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다.


역시나 분명 있었다. 아래의 기사와 영상처럼 부산 사상구에 소재한 베트남 음식점 '투히엔'에서 배트남 이주민 50여 명이 모여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과의 4강전 경기를 본 것이라. 이 사례를 보니 이주민들의 스포츠경기 시청 및 관람, 줄여서 한글스럽게 표현하자면 '보는 스포츠'의 실마리 또는 한계점이 한층 또렷해진다.


다만 현재 내 정신상태가 흐리고 헝클어져 있으니 한숨 자고 일어난 다음 제 4회 동두천시 다문화 축구대회 자원활동을 계기로 생각하게 되는 '보는 스포츠'에 대해 적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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