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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A SLOW Oct 21. 2019

_Routine

茶가 나의 일상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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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마다 자신만이 가지는 Routine이 있을 것이다. Routine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판에 박힌 일상, 틀을 말하는 용어이다. 사전적 의미처럼  routine이 우리 일상에 판에 박힌 일상일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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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판에 박힌 일상이 되어 주는 것, 나에게는 그 routine이 조금은 특별하길 바란다.  茶를 마시는 것만이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도 음식과 어울리는 茶를 떠올려 마셔보고, 요즘 핫한 밀크티를 茶로 만들어 마셔보고, 茶와 어울리는 블렌딩을 생각해 보는 것들이 茶가 나의 일상이다. 판에 박힌 일상이 특별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그 루틴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茶를 마시는 것이 일상인 분들을 보면 각자의 스타일로 풀어내는 형태가 매번 다르기에  재미가 있다. 그래서 매번 생각한다. 나의 일상이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도록.


    물을 끓이고, 茶를 고르고, 다구를 골라  자리에 앉아 하루를 시작할 때도, 하루 중에도,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나의 일상에 routine 되어주는 것은 茶이다. 만약  일상에  茶가 없었더라면 내면보다 외면에 집중을 하고 살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茶를 하기 전에는 나보단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고, 어딘가를 가서 하루 중에 무언가를 했다는 안정감을 받고 싶었다. 그러다 茶를 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남보단 나에게   집중하고 내가 원하는 것에대하여 생각하게 되었다. 특별한  하지 않고 어딜 가지 않아도 茶를 한잔 우려 마시면서 보낸 시간의 가치가 커졌다. 그만큼 茶가 주는 무언가가 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는 무엇이라 정해진 것이 아니라 茶를 마시는 사람들마다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그러기에 茶가 매력이 있는 것이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이다. 茶 마시는 시간은. 바쁜 일상에서 내가 숨을 한번 고르고,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나를 한번 볼 수 있는, 누군가와는 소통의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그런 茶가 나의 일상이 된다면 茶도 그리 어려운 것도 그리고 그리 허영적인 것도 아닐 것이다.  



  나에게 茶가 일상이 될 때는 나에 일상 속엔 茶가 있다. 어릴 때 엄마가 우려 주는 茶를 가지고 학교를 가고, 주말엔 가족끼리 함께 茶를 마시며 보낸 시간들이 나에게 茶가 일상이 되는 시작이 되지 않았을까. 지금의 내 공간에는 언제든 茶를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엔 차판이 올려져 있고, 손이 닿는 곳에 다구와 茶들이 있다. 이렇게 글을 쓸 때도, 수업 자료를 준비할 때도, 지인들이 놀러 올 때도 茶와 함께한다.

茶도 마시고 향도 피우고 음악도 듣고
날이 좋아 茶를 들고 피크닉을!
맛있는 음식과 잘 맞는 茶와의 페어링
겨울이면 테이블 위에 워머를 두고 항상 茶를 끓여 둔다.
언제든 편하게 茶 마실 수 있도록 테이블 위에 둔 차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茶 마시는 시간.
티백으로 만들어서 간편하게 즐기는 茶 마시는 시간.

 그러나 모두 나 같지 않아도 괜찮다. 茶가 일상이 되는 건 어렵지 않다. 시작은 티백이어도 좋다. 한국, 중국, 일본, 서양의 어느 茶여도 괜찮다. 다류를 몰라도 된다. 내가 茶를 마시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마음을 먹는 순간부터가 시작이다. 내 일상에 茶가 생기는 순간이.


茶가 일상이 되는 순간, 그 순간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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