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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lish Oct 21. 2024

계절마다 전설 속에 사는 음식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계절마다 제철재료를 이용해서 절기를 챙기고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

봄에는 셀 수없이 다양한 나물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가죽나물은 그 중에서도 독특한 향과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이들은 가죽나물이 나오는 짧은 기간을 놓치지 않는다. 나물로도 먹고 전으로도 부치고 초장에도 찍어먹지만 두고두고 먹기 위해서 가죽장아찌를 하기도 한다. 가죽부각은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여린 잎으로는 위의 것들을 해 먹고 좀 자라서 세 진 것을 데쳐 찹쌀과고추장 풀을 쑤어 김장하듯 치댄 후에 널어서 바짝 말려서 준비해둔다.  하나씩 잡고 갈비뜯듯이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진짜 별미는 가을 해질녘 기름을 두르고 마른 가죽자반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서 튀겨내는 것이다.아버지는 그것을 술안주로 드시곤 했다. 그 고소함과 향은 오징어튀김이나 새우튀김과 비할 바가 아니며 바삭한 새우깡과도 비할 수 없는 과자가 된다.

그 계절에 만들어 감질나게 한 두번 부족한 듯 아닌 듯 맛보고 나서 광에 재어두고 일년내내 귀한 날 꺼내어 별미로 먹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니 가죽장아찌는 곧잘 보이기도 하는데 우연으로도 만난 적이 없다가 근래에 지역마다 특산품으로 전통음식을 살리려는 움직임이 있다보니 이 화석같은 음식들을 만날 수도 있게 되어 눈물나게 반갑다.  어머니의 손 맛까지는 아니더라도  눈으로나마 그리움이 피어난다.


명절날 멀리서 올 가족친지를 위해 동동주를 담그고 조청을 끓여 연근,우엉,도라지, 당근 등에 곱게 묻힌 향긋하고 달콤한 정과를 만들어 명절 고운 상차림을 준비하는데 두 사람이 마주앉아 실뜨기를 하듯 굳을 때까지 오랫동안 엿가락을 주고 받는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조청을 묻혀 만드는 유과와 강정도 있다.

수 많은 명절음식 중에서 이렇게 전설로 남아버린 것들을 어디서든 마주친다면 가족이나 오랜 벗을 만나듯 반가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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