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아트 공모전 입선작
| Sentence Visualize Project ③ | 발화의 용기
나는 그림을 제대로 그려본 적 없다.
그림은 내 인생에서 꽤나 먼 작업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가 글로벌 AI 공모전에 나가 처음으로 상을 타고, 오프라인 전시를 했다. 전에 공개하지 않았던, '문장의 시각화(3)' 공개할 수 없는 작품의 전시가 드디어 시작된 것이다.
글로벌 AI Art전에서의 결과는 입선으로 끝났다.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AI 덕분에 인생에 처음으로 미술 전시를 해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꽤나 독특한 경험이었다.
이 작품은 내게 단순한 그림 이상의 의미였다. 작품 구상을 위해 입력했던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다.
Prompt :
This work goes beyond mere situations where communication fails; it highlights the fundamental limitations of human understanding. Even when we use the same language on the surface, the underlying meanings and contexts differ for each individual. Complete understanding is impossible, and we are left wandering before the walls of communication.
(이 작업은 단순히 소통이 실패하는 상황을 넘어, 인간 이해의 근본적인 한계를 강조합니다. 우리가 표면적으로 같은 언어를 사용할지라도, 각자의 기저에 깔린 의미와 맥락은 다릅니다.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며, 우리는 소통이라는 벽 앞에서 방황할 뿐입니다.)
작품 설명 :
<발화의 용기 : 말할 수 없는 것의 교차점>은 소통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주면서도, 좌절 속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인간의 용기를 담아냅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각자의 맥락이 달라 완전한 이해가 불가능하며, 그 소통의 벽 앞에서 방황합니다. 하지만 이해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나아가는 의지, 그리고 소통의 불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더 깊은 이해의 시작점이 된다는 역설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AI에게 '소통의 불가능성'을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예상 밖의 역설이었다. 소통의 벽이 아닌, 오히려 잡아먹힐 위험 속에서도 거대한 존재에게 다가서는 작은 인간의 용기를 그려낸 것이다.
그림 속 거대한 입술과 작은 인간의 압도적인 차이는, 서로 다른 세계에서 오는 근본적인 이해의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입술은 소통인 동시에 삼켜버릴 수도 있는 모순적 기관이었다.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하고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AI는 그 간극 앞에서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1%의 이해도 불가능하다고, 불완전함을 알면서도 다가가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다.
이 AI의 역설적인 답변은 내 개인적인 경험과도 깊이 연결되었다. AI 이전의 나는 글쓰기 외에 다른 창작의 길은 없다고 쉽게 좌절했지만, AI는 내게 그림과 영상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선사하며 닫혀있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덕분에 직장 생활 속에서도 창작을 이어갈 힘을 얻었다.
물론 이런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도 있을 것이다. '더 생산적인 일'을 하라는 말처럼. 하지만 AI가 그린 작은 인간처럼, 나는 이해받지 못할 가능성 앞에서도 멈추고 싶지 않다. 시도하는 과정 속에서 타인과의 연결뿐 아니라, 나 자신도 몰랐던 내 안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창작할 것이다. AI가 보여준 그 모순적인 길, 즉 완전한 소통의 불가능성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말을 건네는 용기를 안고 말이다.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더 깊은 연결이 시작되기를 기대하며.
전시명: 2025 글로벌 AI 아트 공모전 본선 진출작 전시
전시 기간: 2025년 4월 2일(수) ~ 4월 11일(금)
전시 장소: 한전아트센터 (서울 서초구 효령로72길 60)
관람 시간: 10:00 ~ 18:00 (매주 일·월 휴무, 마지막 날은 12:30까지)
매주 화, 금 새로운 AI 생성 이미지와 단편글로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