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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현채 Feb 15. 2020

[성인ADHD] 산만하지 않았는데?

내가 왜 성인 ADHD

어릴 때부터 말은 많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특별히 지적을 받은 적도 없고, 친구들과의 대화도 문제없었다. 공부도 잘하는 편이어서, 1~2등 할 때가 많았기에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적도 있었다. 유난히 주변 소음을 신경 썼기에 공부할 때 항상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했다.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 말을 들을 때 듣는 것 만으로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아 항상 예습, 복습을 해야만 했다. 수학, 과학 같은 과목은 집중도가 좋았는데 국어, 영어에서 문제가 많았다. 지문을 읽어도 그때뿐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싫어할수록 집중은 점점 안되었다. 정말 문제라고 느끼는 점은 책 읽기에 있었다. 줄 치면서 중요한 부분은 읽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내용은 몇 번을 읽으려 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우울증으로 방문했던 병원에서

내가 성인 ADHD란다.


내가? 정말?

하는 일을 좀 미루기는 해도, 실수할 때가 많긴 해도 성적이 좋은 편이었고 잘살았는데

내가 집중이 안된다고?

DSM -5 진단을 보면 비슷하기는 하다.

그런데도 아직 못 믿겠다.




약(메디키넷)을 복용하고부터


장점

감각이 깬 느낌? 머리가 깨끗해진 느낌?

예전부터 글 쓰는 게 힘들어서 1~2주 걸리던 것들도 1~2일이면 쓰고 다른 일을 찾게 되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일을 미루지 않는다. 또,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알기 쉬워졌다.


단점

복용 초기에 예민해졌다가 3~4일

지나고 나니 괜찮아짐.

불면, 두근거림도 가끔 있는 듯하다.

약효가 떨어질 때쯤 피곤감, 식욕이 오르는 느낌

[아직 적응 중]



후기

약 복용만으로 좋아지는 부분이 많아서 놀랐다. 조금 더 어린 나이에 복용했다면?이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지금으로도 고마울 뿐이다.


약간의 각색을 한 성인 ADHD 환자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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