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설명서 - 학교 현장과 교육에 대한 해설서

왜 고등학교에 가면 성적이 떨어질까?(중학교 최상위권의 성적 하락 이유)

by 부끄럽지 않게

3월 입학식.

한 아이가 단상에 올라 대표로 입학 선서를 했다.

올해 신입생 중 수석인 아이였다.


1학년 때는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그런 대로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며 성적은 급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3학년, 수석으로 입학했던 아이는 광운대에 진학했다.



중학교 때 198, 199점으로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던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해 성적이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국어교사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 지향점 차이다.


중학교는 학생들의 가치관 형성, 사고력 향상을 지향한다.

그래서 교과서 구성도 이론 중심이 아닌 활동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중학교에 근무하는 친구들에 따르면 실제로 대부분의 수업을 학생 활동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이론적 학습량이 많지 않고,

성적은 공부에 대한 끈기, 노력보다

성적에 대한 관심(신경쓰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수능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내신 시험에서 등급이 명확하게 변별될 수 있도록

이론, 지식 습득을 지향한다.

당연히 중학교에 비해 학습량이 전 과목에서 배 이상 많고.

이론 중심인 만큼 개념도 더 어렵다.

단순히 성적에 대한 관심 정도로 좋은 성적을 받기는 어렵고,

최소 내신 시험 한 달 전부터,

힘들더라도 끈기있게 버티며 수업 내용을 완벽하게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중학교에서 올라온 아이들 중

이 괴리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화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수업에서 내용을 이해 못했으면 추가 학습을 통해서라도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데

각 과목마다 공부할 양이 많다 보니

처음에는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다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등학교 원서 접수가 끝난 상태이다.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마음이 잡히지 않고 놀고 싶고 쉬고 싶겠지만,

지금 놀고 쉬어서는 안된다.


고등학교 과목들에 대해 선행하고,

수능 모의고사 문제들을 풀이하며

고등학교의 수업과 학습에 익숙해져야 한다.


둘째, 잘못된 학습 전략이다.


정확하게는 중학교 때

공부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문제다.


수업의 방향성과 깊이가 달라졌다면

공부 방법도 달라져야 하지만

위에서 말한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괴리감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늘 해오던 공부 방법을 계속 고집한다.


벼락치기, 자습서 문제 맹신, 이해없는 단순 암기, 과도한 학원 의존이 대표적이다.


벼락치기는 당연히 어렵다.

학습량 자체가 벼락치기로 해결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평소에 꾸준히 공부해야 하고,

벼락치기를 해야 한다면 최소 한달 전에는 시험 대비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자습서 문제 맹신도 문제다.

자습서의 문제는 양질의 문제가 아니다.

출제자의 특정 관점이 반영된 경우도 많고,

주관적 의도와 해석을 담아 보편적이지 않은 지식을 담고 있는 경우도 많다.

내신 시험은 학교 수업을 기준으로 정답을 찾는 시험인데,

학교 수업 내용과 대치되는 내용의 문제들이 많아,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해석을 학습하게 하거나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문제 출제 과정에서 자습서 문제를 참고하지 않는 건 당연하고,

출제 후에도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해 문제를 몇번씩 검토하는 입장에서

자습서 문제로 공부하는 것이 도움되는 부분은 없다.


맥락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 암기하는 방식도 통하지 않는다.

중학교 시험의 경우 맥락이해없는 단순 암기가 통한다.

단편적 지식을 묻는 문제가 상대적으로 많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부터는 수능과 달리 범위는 제한적이지만,

수능 문제에 익숙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문제 유형을 수능과 유사하게 출제한다.

암기를 바탕으로 단순히 맞다, 틀리다를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작품 혹은 글과 연계해 선지의 설명이 타당한지를 따져야 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암기한 내용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수업 중 교사가 하는 설명 전체에 집중해야 한다.

그 시간에 모든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내용이 왜 나오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흐름 안에서 개별 내용을 암기해야 한다.


과도한 학원 의존도 문제다.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가르쳐 비효율적이다.

내신 시험에는 안 가르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수업 내용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를 측정하는 게 내신 시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원 입장에선 수강생의 성적 향상이 학원의 안정적 유지 및 운영에 절대적 변수다.

성적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틀릴 가능성을 최대한 통제해야 하고,

어떤 내용이 나와도 문제를 맞출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은 내용을 가르친다.

그래서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 시험에 나오지 않는 부분들까지

학원에서 공부하며 시간을 낭비한다.

뻔한 이야기지만,

학교 수업이 답이다.

수업하는 사람도 학교 선생님,

문제를 출제하는 사람도 학교 선생님,

채점하는 사람도 학교 선생님이다.

시험을 잘 보려면 당연히 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


외에도 친구 관계, 학교 부적응, 너무 활발한 교내 활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공부를 하는데도 성적이 떨어지는 가장 주된 요인은 위의 2가지다.


중학교 3학년 고입 후부터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 것!

고등학교에 입학 후엔 수업에 집중하고, 평소에 미리 공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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