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졸업식 당일.
하지만 오늘까지 생기부를 검토하고 넘겨줘야 하는 내겐,
잠시의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 날.
졸업식도 보는 둥 마는 둥 잠시 머물렀다
다시 교무실에 와 오늘 검토를 끝마쳐야 하는 생기부를 본다.
'쌤 어디세요, 같이 사진 찍어요'
생기부를 검토하다 사진 찍고 졸업을 축하하고
또 생기부를 검토하고 사진 찍고 졸업 축하하고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던 중에,
우연히 텅빈 교실을 봤다.
바로 어제까지 아이들과 수업하며
이야기 나누던 그 교실에
오직 하나.
아이들만,
아이들의 온기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늘은
생기부 검토를 마감하는 날이 아니었다.
오늘은
바로 3년 간 정든 아이들이
떠나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