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겨울방학 방과후수업 마지막 날.
10시 30분,
2학년들과의 마지막 수업이 끝이 났다.
해주고 싶은 말은 많지만,
괜히 부담주지 않을까
괜한 참견이지 않을까
2주 간 공부하느라 고생한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선뜻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에 하고 나온 말이
"공부하다가 이해 안되는 거 있으면,
자소서 써야 하는데 막막하면,
면접 준비하는데 감이 안오면,
언제든 연락해!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게!"
세상에 선생이 나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닌데
이 학교에도 좋은 선생님들이 너무 많은데
저렇게 공허한 말로 마지막을 마무리했다.
교무실 앞,
저번주 금요일부터 갑자기 수업에 나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던 아이가 서 있다.
손에 들린 선물 하나.
"선생님 죄송해요,
저번주 금요일부터 가족 일이 있어서 계속 못 나왔어요.
오늘이 마지막이라서 잠깐 얼굴이라도 봬려 왔어요.
그 동안 감사해요 선생님"
그렇게 선물을 전하곤
급한지 후다닥 뛰어 간다.
참으로 과분한 이별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