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근으로
휴대폰을 하나 구매했다.
휴대폰은 통신사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고 알던 내게,
당근을 통해 구매한 거의 새 기계 수준의 폰은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출시된지 1년 정도 지난 폰은
무엇보다 가격이 새롭게 휴대폰을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했다.
'혹시, 내가 기존에 쓰던 폰도 당근으로 거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당근에 기존에 쓰던 폰 모델을 검색했고,
이미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냥 두면 나중에 버리거나 할텐데
저렴하게라도 팔아야겠다는 생각에
매물로 등록했고 불과 3시간 여만에 구매자가 나타나 거래가 완료되었다.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휴대폰을 통해
수익이 생기자
나도 모르게 안 쓰는 물건 중에
팔 만한 것이 없나 찾아보게 되었다.
그렇게 장장 10개가 넘는 물건을 매물로 등록했다.
하지만,
첫 휴대폰 거래와는 다르게
이후에 올린 물건들은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빨리 팔아서 돈을 벌고 싶은데
구매자가 없자
조바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틈날 때마다 당근에 접속해
몇 명이나 물건을 조회했는지
관심을 누른 사람은 몇 명인지 확인했다.
내가 가진 물건도 여전히 그대로이고,
일상에서 달라진 것이라곤 당근을 하게 됐다는 것
하나 밖에 없는데
어느새 평온함은 무너지고
그 자리엔 조바심과 욕망만이 가득 찼다.
불현듯,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적힌 '난초' 이야기가 생각났다.
정성껏 기른 난초에 집착하시면서 겪은 고통을
담담히 풀어내신 이야기였다.
그래!
'집착은 고통이다'
욕망을 버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