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귀국이라
실질적으로 여행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당장 다음주부터 출근해서 새학기를 준비해야 하기에
마지막 일정은 무리가 되지 않도록
딱 한 곳만 둘러 보기로 계획을 세웠다.
바로 미하라시 옆에 있는 '오노미치'라는 곳인데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절경이 있다고 한다.
히로시마에서 먹었던 오노미치 라멘의 본 고장이기도 하다.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러 길을 오르는데
길이 무척이나 좁았다.
이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내가 워낙 철저하고 정확한 사람이라
어련히 알아서 갈까 하는 마음으로 따라 갔는데

절경 느낌이 나는 풍경이 펼쳐졌다.
뭐지, 케이블카를 타기도 전에 이런 풍경이면
굳이 전망대에 갈 필요가 있나?
의문이 드는 찰나에 아내가
"어떡해, 길을 잘못 들어서 걸어 올라와 버렸어"
아내 말을 듣고 주변을 돌아보니
저 멀리 운행 중인 케이블카가 눈에 들어왔다.
때 아닌 등산을 하며 기력이 급격히 쇠하기 시작했는데
아내는 오히려 기운이 더 생기는 듯 했다.
기왕 걸어온 김에 전망대까지 걸어 가자고 했다.
전망대가 조금 더 높아서
경치가 더 뻥 뚫리고 멋지긴 했다.
체력을 갈아 넣었지만
뻥 뚤린 전망을 보니
이래서 등산을 하시는구나 이해도 됐다.
하, 이제 정말 여행 끝인가.
하는 아쉬움이 몰려 오는 그때
갑자기 아내가
"이제 11시인데 이대론 너무 아깝지 않아?
바로 옆에 후쿠야마란 곳이 있는데 점심 먹고 거기 갈래?"
아내는 기운이 샘솟는 듯 했다.
이 곳 전망대가 더 유명해진 이유는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골목길에
누군가 고양이 그림을 그려 전시하면서부터라고 하는데
정말 골목이 온통 고양이 그림으로 가득했다.
문득 생각하니
일본 사람들이 고양이를 참 좋아하는구나,
왜 이렇게 고양이를 좋아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체력이 고갈된 상태라 알아보는 포기했다.
히로시마에서 먹었던 오노미치 라멘의 원조.
소유 라멘에 파와 돼지 비계를 넣어 먹는 라멘인데
역시 원조는 달랐다.
히로시마 오노미치 라멘도 짭쪼했는데
여긴 짭쪼함이 어마어마했다.
다만,
히로시마에선 조금 모호하다고 생각했던 파와 돼지 비계가
고소함과 매콤함으로 짠맛을 적절히 중화시켜줬다.
원조엔 이유가 있구나!
결국 후쿠야마시로 갔다.
마치 옆동네처럼 이야기해서
오노미치랑 비슷한 소도시인 줄 알았는데
역에 내리니 스타벅스와 상점가가 즐비한 대도시였다.
"여.. 여기 맞아?"
아내도 당황한 듯 후쿠야마시 바로 앞에
후쿠야마 성이 있다고 그거 보러 그냥 왔다는 말만
반복했다.
검색해 보니 히로시마보다는 작지만
히로시마 현에서 꽤 큰 축에 속하는 도시였다.
뭔가 하루, 이틀 머물며 여행해야 할 것 같은 도시인데
마실 나오듯 관광 온 상황이 웃겼다.
지금껏 일본의 많은 성을 가봤지만
이번에 본 후쿠야마 성이 제일
부티가 났다.
하얀색 벽이 너무 깨끗해서
'와, 이건 진짜 돈 많은 군주가 지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체력이 고갈된 관계로 생각은 거기까지였다.
잠깐 검색해 보니
후쿠야마 성 외에도 볼거리가 꽤 있었지만
우린 깔끔하게 원래 목적대로
후쿠야마성만 구경했다.
남들이 보면 진짜 독특하다 할 여행을 계속하고 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