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설명서 - 학교 현장과 교육에 대한 해설서

고등학교의 12월 말 교실 풍경

by 부끄럽지 않게

"선생님,

영화 보여 주세요"


"선생님,

학교 나와서 아무것도 안하는데

왜 방학 일찍 안해요??"


"선생님,

생기부 자율이랑 진로 바이트가 넘치는데 어떤 거 줄이면 좋을까요??"


"선생님,

저 주제탐구 했는데 수업 시간에 발표해도 될까요??

혹시 발표하면 생기부에 기재해 주실 수 있으세요??"



대학에 가기 위한 방법은 수능 밖에 없었던 내게

요즘의 교실 풍경은 낯설다.


12월 2회고사가 끝나면 철저하게 양극화되는 교실.

대학에 욕심이 있고 조금이라도 더 좋은 생기부를 만들고자 하는 아이들에게는

잠깐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을 만큼 바쁜 시기지만,

대학에 뜻이 없고 공부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왜 학교에 와야 하는지 조차 알 수 없는

무의미하고 지루한 시기이다.


이런 변화의 원인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수시 전형의 확대다.


정시로만 대학을 가야 하거나, 정시의 비중이 컸을 때는

수능 시험이 끝날 때까지 학년에 상관없이 공부에 손을 놓을 수 없었지만

수시 전형이 확대되어 상대적으로 수능의 비중이 줄고 내신과 생기부 내용이 중요해지며

일부 학교와 아이들을 제외하곤 내신 공부가 아이들 공부의 전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2학기 2회고사 후의 수업은

열심히 하는 아이들도,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도 모두 반기지 않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생기부를 내실있게 채울 수 있는 자유 시간과 활동을 바라고,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은 그냥 수업이 싫다.


물론 여전히 정시와 수능 최저라는 형태로

수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긴 하지만,

둘 모두 필수가 아니다 보니

일반고의 경우 해당 전형의 선택 비율이 높지 않다.


수업을 진행하며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게 옳은지,

아이들이 생기부를 내실있게 채울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발표할 기회를 부여하는 게 옳은지,

사실 교육적으로는 잘 판단하지 못하겠다.


다만, 생기부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2학기 2회고사 이후의 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간인 것은 맞다.

학교마다 해당 시기를 운영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만약 생기부를 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절대 2회고사를 치고 나서 힘들다고 쉬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라도 더 활동을 해서 생기부를 내실있게 채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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