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관람가 다시보기 2. '스타트업의 일, 혹은 생존'
스타트업 관람가 18. 마션 - 로켓이 뜨는데 필요한 조건 | 2016.6.24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의 축사 이후로 스타트업은 자주 로켓에 비유되곤 하는데요. 스타트업이 자구책을 갖추는 일은 로켓을 띄우는 과정에도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로켓이 뜨려면 두 가지 선결 조건이 있습니다. 일단 무거운 몸체를 공중에 띄워야 합니다. 이어 이륙에 성공한 후에는 대기권을 벗어날 수 있는 탈출속도를 갖춰야 합니다. 잡아끄는 지구 중력을 뚫고 우주로 나가려면 초속 11km 이상의 속도가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대략 홍대에서 한양대까지 1초에 날아갈 수 있어야 지구를 뜰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선결 조건 때문에 로켓은 3단 추진 형태로 구현되었습니다. 커다란 두 개의 연료통을 차고 떠서 우주로 나가는 데 성공하면, 로켓은 그제야 자체 연료를 태우며 항해를 시작합니다. [더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31.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 달콤한 잉생 | 2016.9.30
기대가 언제나 현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막상 민박집 사장님을 만나보니, 그건 그냥 호의였습니다. 타지에서 고생하는 청년들을 하룻밤 먹여주고 재워주었지만, 홍보영상을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좌절도 익숙했던 이들은 사업전략을 수정합니다. 그때부터 한국인 민박이 아닌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호스텔에 이메일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마침내 딱한 곳에서 홍보영상을 찍어달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외국인 사장은 거지꼴을 한 채 영어도 어눌한 이들을 미심쩍은 눈빛으로 쳐다봅니다. 기대는커녕, 대번에 무시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지켜보는 관객 역시 “이번에도 고단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이들은 실력으로 승부합니다. 기발한 기획과 참신한 특수효과가 가미된 홍보영상 완성본을 본 호스텔 사장은 태도를 180도 바꿉니다. “너무 맘에 든다” “다른 가게 영상도 부탁한다”며 레스토랑 4인 풀코스 식사권까지 선물합니다. [더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21. 앤트맨 - 작고 아름다워 | 2016.7.15
‘작게 유지하기’는 비단 초기 스타트업에게 국한되는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 된 스타트업들의 사례를 보면 보면 굳이 커야 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적인 예로 1조 원 이상을 받고 페이스북에 인수될 때 인스타그램의 직원 수는 10명이었다죠.
작은 조직의 힘은 효율성입니다. 작으면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앤트맨은 ‘작다’는 장점을 활용해 영리하게 전투를 펼칩니다. 특히 팔콘과의 전투씬에서 이점이 돋보이죠. 치고받아서 때려눞히는 대신, 앤트맨은 팔콘의 기계수트 속으로 들어가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방식으로 승리합니다. [더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20. 족구왕 - 스타트업이 꿀잼이라 다행이야 | 2016.7.8
사람들은 족구를 열심히 하는 만섭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족구를 대체 왜 하냐"는 질문에 만섭은 이렇게 답합니다.
…재밌잖아요.
이 대사가 좋았습니다. 재밌으면 된 거 아닌가요? 재밌다는 열심히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며,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뭔가 반드시 이뤄낼 수 있습니다. 재미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재미는 무시할만한 가치가 아닙니다. [더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43. 트레인스포팅 – 회전하지 않기 | 2016.12.30
영화에서 달리기(도주)로 표현된 세상에 대한 반항은 결국엔 무척 아름답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 정도까지 순수하게 무모하면 숭고해지는 걸까요. 누군가 묻겠죠. 아니 회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그러면 말이 안 되는 건데? 그리곤 어떻게든 돌리려고 할 것입니다. 끝내 이들이 회전에 합류하지 않으면 다른 누가 그 몫의 회전을 감당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유지할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이건 꽤나 이상한 일입니다. 우린 이미 구축된 이데올로기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으면서도 그걸 충실히 따르며 살아갑니다. ... 틀을 정해놓고 "내가 그랬으니 너도 그러면 잘 될 거"라고 말하지만, 결과를 보면 그 틀은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트레인스포팅》의 달리기를 보고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는 '정상적인 삶의 방식'이라는 궤변에 관객들도 시달려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보기]
스타트업 관람가 39. 포레스트 검프 – 그들 각자의 달리기 | 2016.12.2
포레스트가 달리게 된 건 처음부터 제니 때문이었습니다. 유년시절 살짝 모자란 데다 허리가 굽어 다리에 교정기를 차고 있는 포레스트는 놀림을 받습니다. 아이들이 그를 괴롭히려 하자 제니는 말합니다.
달려 포레스트, 달려!
오늘도 스타트업의 여러분들은 다들 열심히 달리고 계시겠죠. 하도 미친 듯이 달리다 보면 뇌가 제발 미치지 말라고 도파민을 분비한다는데요. 그런 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한다네요. 혹시 우리도 집에 안 가고 맨날 야근하며 달리다 보면 도파민이 나올까요? (농담입니다. 대표님 여러분..)
이렇게 달리다보면 우리도 많은 것을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달려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스타트업은 끝까지 달릴 수 있는지. 어떤 템포로 달려야 지치지 않을는지. 포레스트처럼 내 다리에도 나도 모르는 사이 어떤 족쇄가 채워져 있었던 건 아닌지. 나는 어디까지 달려갈 수 있는지. [더보기]
원문보기: 스타트업 미디어 비석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