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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aPick

플랫폼 시대, '정당한 경쟁'의 기준과 의미

TaPick #068

by 팀어바웃

1. 한인 민박 전문 플랫폼 민다가 마이리얼트립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총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마이리얼트립 소속 직원이 2022년 5월부터 약 3개월간 민다 플랫폼에서 100건이 넘는 허위 예약을 통해 한인민박 호스트의 연락처 정보를 취득한 뒤 즉시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했고, 법원은 이를 업무방해로 판단했어요. 특히 개인 일탈이 아닌 회사 차원의 사용자 책임까지 인정한 점이 주목됩니다.


2. 이번 판결의 핵심은 정보 자체의 소유권보다 취득 과정의 정당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어요. 다만, 법원은 민다가 주장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기각했어요. 연락처 정보가 전자상거래법상 공개 의무 정보로, 법적으로 보호받는 데이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 하지만 그 정보를 얻기 위해 허위 예약이라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로 인정했습니다.


3. 플랫폼 경제에서 데이터는 곧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자원입니다. 특히 한인민박처럼 제한된 공급처를 두고 경쟁하는 틈새시장에서는 더욱 그래요. 민다가 20년간 발로 뛰며 구축한 네트워크를 후발주자이지만, 전체 규모로는 훨씬 큰 기업인 마이리얼트립이 단기간에 따라잡으려 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런 유혹이 클수록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4.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번 사건이 갖는 의미는 더욱 복합적입니다. 약 2000억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받은 마이리얼트립이 20년 역사의 작은 스타트업 민다의 핵심 자산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려 했다는 점이 핵심이에요.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문제가 아닌 이제는 성장한 스타트업이 더 작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유사한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정신'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특히 한인민박처럼 개인적 신뢰와 오랜 관계를 바탕으로 형성된 거래선을 혼란스럽게 한 시도는 단순한 정보 취득을 넘어 생태계의 신뢰 기반 자체를 흔드는 행위였어요.


5.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시대, 혁신과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공정한 경쟁 질서를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물론 이번 판결은 아직 1심 결과이고,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데이터 확보의 압박이 클수록 정당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원칙이 더욱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성장한 스타트업들이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생태계 전체의 건전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요.


https://biz.chosun.com/industry/business-venture/2025/07/28/MJJ4L3AYIVEWBH5YSZUQAPFP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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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카드 사기꾼(The Cardsharps), 1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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