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Pick #069 | 8/5
1. 보그 8월호의 게스(Guess)의 여름 컬렉션 광고가 최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어요. 흔한 금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지만 광고 한쪽 구석 작은 글씨를 보면 AI로 만들어진 가상 인물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패션계의 권위있는 잡지 보그에 AI 모델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세라핀 발로라(Seraphinne Vallora)라는 회사가 제작한 이 AI 모델은 수천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고, 최대 한 달의 작업 기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2. AI 모델은 인간이 줄 수 있는 불완전함의 매력이 부족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져, 결점이나 불균형, 고유한 개성이 전혀 없어요. 전통적인 사진 보정과는 달리 실존 인물을 기반으로 하지도 않죠. 업계에서는 이미 AI가 미의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의 10대 소녀들은 필터 속 얼굴처럼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받기도 하는데, 이제는 아예 완전히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사람들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3. 패션 업계는 2010년대를 기점으로 다양성과 포용성 관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보여왔습니다. 트랜스젠더 모델, 히잡을 착용한 모델,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무대에 서며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균열을 만들었어요. 하지만 AI 모델의 등장은 이런 노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도브(Dove)의 실험에서 AI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을 때, 생성된 여성들은 모두 젊고 마르고 백인에 금발 머리와 파란 눈을 가진 거의 구분되지 않는 모습이었어요.
4. AI 모델 제작사들은 자신들이 기존 모델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공식 웹사이트는 고가의 세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사진가, 모델 고용이 필요 없다며 비용 효율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업계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촬영 현장에는 모델과 사진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스태프가 참여하는데, AI 모델은 이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거든요.
5. 기술은 언제나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이번 사례에서 본 것처럼 도달 불가능한 완벽함을 추구하며 현실의 다양성을 지워버릴 위험도 존재해요. AI 모델이 패션계의 불문율을 깨고 더 확산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흥미롭게도 전문가들은 사회가 언젠가 AI 모델이 너무 비현실적이고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오히려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해요. 결국 완벽함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고 불완전하지만 진짜인 것들을 다시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https://www.bbc.com/news/articles/cgeqe084nn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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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The Birth of Venus), 1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