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꽃소리
이뻐라 수고했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나는 식물을 잘 못 키우는데,
그럼에도 식물을 참 좋아한다.
아마도 베란다 한가득 정원을 만드는 엄마 덕분이지 싶다.
물 주고 잎 매만지면서 항상 수고했다. 장하다 칭찬하고 이야기 나누셨는데
좀 더 분주하게 수다스러워지시면 그건 봄이 온 거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중도는 꽃
뿌리내리고 한 달, 반년, 1년을 지키고 바라봐줘야 하는 아이들은
엄마가 가져다주면, 가져다주는 족족 먼길 보내는 턱에
나는 자주 꽃을 사고는 하는데
올해는 맘먹고 구입한 히아신스도 자라다 말고
두구근이나 받은 수선화도 집에 데려오자마자 꽃이 창백하게 말라버렸다.
(역시 아픈 애들을 그리는 건 차마 할 수 없어서...)
하지만, 그래도! 좋아하니까 많이 그리게 된다.
연애를 하고 나서는 더 꽃을 많이 받았는데
받으면 모두 그려야지 라고 다짐했었었다.
프러포즈로 거대한 꽃다발을 받았었는데, 여행 중인 데다 무려 프러포즈라는 생각에 발로 그리는 사태가 일어났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그리고, 그걸로 청첩장을 만들었었다.
(맞춤법 검사하니까 프로포즈는 오타이고 프러포즈가 맞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