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나일론 기고 일러스트
재작년 나일론 작업물
요청 내용은 밸런타인이라는 주제로 한 장을 채워달라는 거였다.
어떤 멋진 작가는 밸런타인데이를 더욱 특별하게 해줄 로맨틱한 키스 포즈를 제안했고
또 다른 멋진 작가는 사랑을 춤에 비유해서 그렸지만
이런 찌질한 작가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본격 연애 기원 일러스트'를 그렸었다.
저 그림을 그린 건 1월이었는데, 2월에 진짜 연애를 시작했었지.
(지금은 심지어 그 남자와 아이를 낳아서 안고있다 이 그림 그런거였나!!!)
온전히, 순전히 상상으로 '나일론'이라는 잡지를
어떻게든 볼법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던 연애담.
아마도 나보다는 상큼할 거고, 나보다 더 귀엽겠지 라는 마음으로 겨울과 봄 중간에
겨울 모자를 넣었었다.
지금 봐도,... 나 저 대사(?)는 무슨 마음으로 썼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내 취향이 안 들어갈 수 없는 것.
난 언제나 손 잡는 게 제일 좋더라.
연애 30일 차
연애가 시작되고 제일 좋은 순간은 어제일까?
사람마다, 연애마다 너무 다를 테지만.
밸런타인데이에 연애가 시작돼서 화이트데이가 된 그날은
왠지 제일 신나는 기념일이 아녔으려나.
연애 50일 차
연애하고 가장 많이 했던 게 뭘까.
저 때의 나는 연애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서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영화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연애 70일 차쯤?
된다면 아마 이렇게 멀고도 가까운 취향의 거리를 느끼지 않을까.
둘 다 책을 읽지만, 서가의 거리는 너무나 먼 책을 읽는다는 걸
알게 되는 것.
(요즘애들 책 안 읽나?)
연애 100일 차
연애 1년
꼭 1년이 아니어도, 이런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함께 말없이 걷는 게 좋았는데, 이제는 말없는 걸 참을 수 없을 때
이러쿵저러쿵 해도
사실 연애란, 단어 하나 만으로도 좋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