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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bae Mar 17. 2017

본격 연애 기원

잡지 나일론 기고 일러스트

15년 2월 잡지 나일론  101P


재작년 나일론 작업물

 작업물에 넣을 작가소개를 물어보길래, 그냥 맘대로 적어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적혔다


요청 내용은 밸런타인이라는 주제로 한 장을 채워달라는 거였다.

 

어떤 멋진 작가는 밸런타인데이를 더욱 특별하게 해줄 로맨틱한 키스 포즈를 제안했고

또 다른 멋진 작가는 사랑을 춤에 비유해서 그렸지만 

이런 찌질한 작가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본격 연애 기원 일러스트'를 그렸었다. 

저 그림을 그린 건 1월이었는데, 2월에 진짜 연애를 시작했었지. 

(지금은 심지어 그 남자와 아이를 낳아서 안고있다 이 그림 그런거였나!!!)


나일론이 젊은애들 보는거라고, 펑키하게 그리고 싶었지만.솔로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 '그냥 또 그 놈의' 
연애1일차' 이전에도 이후에도 키스신을 그릴 일이 없었다는.

온전히, 순전히 상상으로 '나일론'이라는 잡지를 

어떻게든 볼법한 사람들을 떠올리며 만들었던 연애담. 

아마도 나보다는 상큼할 거고, 나보다 더 귀엽겠지 라는 마음으로 겨울과 봄 중간에

겨울 모자를 넣었었다. 

지금 봐도,... 나 저 대사(?)는 무슨 마음으로 썼는지 모르겠다. 

연애 할 때 제일 좋은것 

그럼에도 내 취향이 안 들어갈 수 없는 것. 

난 언제나 손 잡는 게 제일 좋더라. 

발렌타인에 연애를 시작했다면 화이트데이가 제일 좋을때 아닐까. 

연애 30일 차  

연애가 시작되고 제일 좋은 순간은 어제일까? 

사람마다, 연애마다 너무 다를 테지만.

밸런타인데이에 연애가 시작돼서 화이트데이가 된 그날은 

왠지 제일 신나는 기념일이 아녔으려나. 

이제는 영화표는 모두 영수증

연애 50일 차

연애하고 가장 많이 했던 게 뭘까. 

저 때의 나는 연애와는 무관한 삶을 살아서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영화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취향의 거리

연애 70일 차쯤?

된다면 아마 이렇게 멀고도 가까운 취향의 거리를 느끼지 않을까. 

둘 다 책을 읽지만, 서가의 거리는 너무나 먼 책을 읽는다는 걸 

알게 되는 것. 

(요즘애들 책 안 읽나?)

둘만의 취향이 만들어지는 것, 연애

연애 100일 차

대림미술관 그린걸 알아차려주면 고마울텐데

연애 1년

꼭 1년이 아니어도, 이런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함께 말없이 걷는 게 좋았는데, 이제는 말없는 걸 참을 수 없을 때 


이러쿵저러쿵 해도 

사실 연애란, 단어 하나 만으로도 좋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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