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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준 Nov 15. 2023

생산자가 되야 하는 이유

절실함이 결과가 되기를 바란다. 

글을 쓰는 것이 오래도록의 꿈이다. 하지만 한 번도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은 철들 무렵부터 나의 버킷리스트 같은 것이었다. 어떤 주제가 될지 어떤 작가가 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본 적 없어도, 책을 내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꿈은 꺾은 적이 없다. 


나는 속물적인 사람이다. 돈도 많이 벌고 싶고, 적당히 유명해지고도 싶다. 크리에이티브한 인플로언서가 되고 싶으면서도 정체를 드러내고 싶지는 않다. 결론은 책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글은 사람을 천천히 움직이게 한다. 영상이나 사진처럼 접하는 그 순간보다, 글은 더 천천히 사람들에게 스민다. 사람에게 스민 글은 그 사람을 천천히 바꾼다. 때때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때 예시가 되어 재탄생된다. 글은 내 것이 된 후에는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나는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의 나는 세상과의 접점이 없다. 자의적이건 타의적이건 세상과 접하는 아니 소통하는 수단은 이것이 전부이다. 소통이 중요한 것은 생존의 증거가 된다. 영상이건 글이건 내가 일방적으로 읽고 느끼는 것은 하나의 소비에 가깝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쾌락이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쓴다는 것은 또 하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생산된 콘텐츠는 누군가에게 소비되고, 운이 좋으면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결과를 낳는다. 현재의 나에게는 이것이 리워드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대가라 할 수 있다. 


스스로 사회적인 위치를 만들어 갈 수는 없다. 사회적 위치라는 것은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효용 가치가 있어야 가능한 자리다. 내가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면 사회적인 위치는 보장받을 수 없다. 사회적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나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이 존재해야 한다. 가지고 있건, 만들어 낼 수 있건 결과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내가 생산자의 위치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사람이 행동하는 반경이 좁으면 좁을수록, 활동하는 사회적 시공간이 작으면 작을수록 그 안의 개개인의 가치는 능력과 가진 것과 함께 정과 익숙함이 중요하다. 개개인의 능력보다 존재 자체에 대해 대체불가결해진다. 가족이 그렇고, 친구가 그러하다. 가족과 친구의 능력과 가진 것보다 그 존재만으로도 나에게는 가치 있는 존재다. 하지만 정과 친분이 닿지 않는 곳으로 확장된 사회에서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 자체가 개개인의 가치가 되며, 이에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연예인, 셀럽, 배우, 정치가 등등의 사람들은 친분과 정을 떠나 나에게 효용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꿈 비슷한 망상을 하고 있을 거라 확신한다. 인간의 속물적인 모습이지만 가능만 하다면야 누구도 거부할리 없는 꿈이다. 나는 이런 꿈에 어찌 되었던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내가 가진 꿈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결국 판단받을 수 있는 글이 필요하고, 나는 글을 써내는 생산자가 되어야 한다. 머릿속의 생각만으로는 누구도 나를 판단해 주지 않는다. 꿈을 이룰 수 있을 수도, 혹은 그렇지 못할 수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쓰지 않으면 판단대 위에 오르지 조차 못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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