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35. 도저히 문장을 고칠 수 없을 때

by 성준

p 122-124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백지 위에 아까 머릿속에 눌러 담은 '의미'를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똑같은 의미를 담은 다른 문장으로 풀어내는 겁니다.


도저히 문장을 고칠 수 없을 때는 의미를 머릿속에 담고, 그 의미를 새로운 문장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커피를 새로운 잔에 옮겨 담는 것과 비슷하다. 커피의 본질은 그대로 두고 껍데기만 바꾸어 보는 것이다. 그래도 커피는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머그잔의 커피와 예쁜 찻잔의 커피는 같지가 않다.


인생도 이랬으면 좋겠다.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인생을 본질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껍데기로 옮겨 갈 수 있다면 삶이 조금은 수월해 질까? 송중기처럼 부잣집 막내아들로 다시 태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상상은 언제나 즐겁다. 현실이 냉정할 뿐이다. 이뤄질 수 없는 망상은 잠시 제쳐두고, 정말 방법이 없을까?


인간은 껍데기를 바꿀 수는 없다. 환경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어렵다. 당장의 생활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도 쉽지가 않다. 그럼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 절실하게 현실을 바꾸고 싶다 해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선택지가 많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쉽게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의 행동의 변화다. 의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의 아웃풋밖에 없다. 아웃풋의 변화는 현실의 변화를 끌어온다.


나 스스로, 머릿속의 생각이 어떨지라도, 몸 밖으로 나오는 행동들을 의도적으로 변화시킨다면, 아니 변한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삶은 달라진다. 그대는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그 사람 머릿속의 생각을 보는가 아니면 그 사람의 행동을 보는가. 마찬가지다 우리고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연기하는 행동이 세상이 우리를 보는 판단 기준이 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처럼 연기하는 것이다. 자기 계발서를 읽고, 글을 쓰는 사람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고, 책 읽기 글쓰기도 싫어하지만, 그런 사람처럼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럼 주변 사람들은 나를 그런 사람인 줄 안다. 그럼 나의 현실이 바뀐다.


연기를 오래 할 수 없을까 걱정이 된다고? 그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의 몸이란 게 이상하게도 적응이 빨라 당신이 그렇게 한동안 연기를 하게 되면 그 루틴에 적응이 된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행동을 하게 된다. 그렇게 게으르던 사람도 군대에서 새벽 경계 근무에 적응하는 것처럼 당신의 몸은 당신의 행동을 쫓아간다. 그렇게 아웃풋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나는 오늘 3시 30분에 기상을 했다.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다. 3시 30분에 잠에 드는 사람이라는 게 더 나를 잘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 사람이 3시 30분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딱히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도 나 스스로 행동의 아웃풋을 변화시켰다. 처음엔 책상에 앉아 뉴스를 읽고, 유튜브를 보고, 그러다 글을 쓰고, 소소하지만 목표를 위해 프로젝트도 만들어보고, 보고 배운다. 지금 거의 한 달이 되어가며, 이제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내가 변했다. 그리고 내 인생이 변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진도준이 될 수 없다. 그렇다고 손 놓고 죽음만을 기다릴 수는 더더욱 없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연기하는 척이라도 하자.

그 연기하는 척이 인생 방향을 조금은 틀어 줄 수도 있다.





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월/수/금 :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화요일 : 가족을 심어도 가족은 산다.

목요일 : 짐은 민박집에 두고 가세요

비정기매거진 : 파닥파닥 오늘의 횟 아니 글감 , 한밤중에 읽어야 하는 밤중에 쓴글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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