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43. 짧은문장이가진힘2

by 성준

p 146-148 <김은경,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작가가 되고 싶지만 왠지 긴 호흡의 글이 부담스럽다고 생각된다면
현재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정도의 글을 쓰면 됩니다.


긴 호흡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짧은 단편과 에세이가 주는 반짝이는 재치와 호흡도 사랑한다. SNS의 날카로운 문구를 만나는 날이면, 기분이 좋으면서도 글쓴이의 질투를 숨길수가 없다. 나는 자격지심이 있다.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을 견디기가 어렵다. 내가 그중에 잘하는 일이라 스스로 세뇌시키는 중이기에 재능과 노력의 차이를 인정해야 함에도 질투라는 감정이 먼저 튀어나온다. 나는 참 나약한 인간이기도 하다.


나의 끝은 장편에 두고 있다. 몇 권의 대하드라마는 아니지만, 짧지 않은 호흡의 글들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항상 긴 호흡의 글을 쓰고자 노력하지만, 내 호흡은 짧다. 물밑에서 한참을 잠영을 해 나가야 함에도 나도 모르게 밭한 숨에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는 거친 숨을 몰아 쉬곤 한다. 글 쓰기에도 호흡법이 있는지 모르겠다.


요가는 호흡법의 운동이라 했다. 숨을 쉬는 방식과 방법에 따라 나의 근육의 이완과 수축을 컨트롤할 수 있다고 들었다. 호흡법을 단련함으로 신체를 원하는 만큼 제어할 수 있다니 참 신비로운 영역이기도 하다. 글쓰기에도 그런 호흡법이 있으면 좋겠다. 아니 분명 그런 호흡법들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필력이라 부르기도 하는 것이 그 호흡법과 비슷할지 모른다. 독자나 평론가의 시점에서 얼마나 글을 잘 쓰는가에 대한 종합평가 같은 필력. 재즈에 비유하면 그루브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살짝 모호함을 지닌 개념이라 수치화 하긴 어렵다.


긴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보통 필력은 짧은 글에서 종종 더 많이 언급되곤 한다. 짧은 글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그만큼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기다란 호흡의 글이 마라톤이라면, 짧은 글들은 단거리 경주와도 같을 것이다. 폭발력은 100M 경주의 그것과 비할 수 없다. 두 경기의 차이는 분명하다. 같은 달리기라 할지라도 훈련법은 완전히 다르다. 마찬가지로 같은 글쓰기라 할지라도 분명 짧은 글과 긴 글의 쓰는 방식은 분명 차이가 있다.


어쩌면 나는 긴 글을 쓰고 싶어 하면서 짧은 글에서의 반응을 추구하는지 모른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서 문단과 문단 사이에서 반짝이는 재치를 넣으려 재단하고, 해체하다 보면 어느새 나의 에너지는 소진되고 만다. 그러다 보면 엇박자의 글들이 나온다. 말 그대로 필력이 짧다. 용두사미의 글이 되거나, 사족이 달리곤 한다. 발이 달린 뱀은 어기적 어기적 엉뚱한 걸음걸이로 사라질 것이다. 나의 글도 그렇게 엉뚱한 느낌으로 마무리가 될 것이다. 내가 할 일은 뱀의 발가락을 잘라내야 한다. 혹은 아주 길고 긴 아나콘다와 같은 뱀(용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왠지 부끄러워)을 그려나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그런 글들이 나오지 않을까?








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글을 쓰고 있습니다.



월/수/금 :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

목요일 : 짐은 민박집에 두고 가세요

비정기매거진 : 파닥파닥 오늘의 횟 아니 글감 , 한밤중에 읽어야 하는 밤중에 쓴글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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