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준 Mar 18. 2020

40대가 쓰는 30대 맞이하기

언제나 제일 인정하기 싫고 최후가 되어서야 인정하는 것이 늙어 가는 것이다. 성인으로 인정받은 직후부터 기를 쓰고 나이를 먹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이 인생이다. 젊어서는 조금 덜 하다.

10대에서 20대가 되는 순간엔 마냥 설레었다. 행동에 책임이 따르겠지만, 최소한 나이로 제약했던 많은 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학생 시절에는 일탈이었던 것들이 나이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는데 합법화되었다. 가장 신나는 부분이었다. 노력하지 않아도, 나는 그것을 해도 되는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기였다. 그래서 20대가 되는 것이 마냥 신나고 설렐 수밖에 없었다. 설렘과 해방으로 시작된 20대 여서 일까? 20대의 시절은 인생에 있어 가장 즐거움을 논하고 추억할 수 있는 시기로 남아버렸다. 20대에는 모든 것들이 새롭고 빨랐기에 대비하고 준비하기보다 대면하는 일들을 새롭게 배우고 처리하기에 바빴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고, 지금껏 접하지 못했던, 교과서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인관관계에서의 문제들을 접하게 되고, 보호자의 그늘을 벗어나 내가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일들이 시작되는 시기가 20대다. 20대에는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부딪히는 문제에 피하지 많고 대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이지만 아직까지 시행착오를 해도 사회적으로 적당히 용인되고, 아직까지 무엇인가를 이루거나 성취하지 않아도 이해를 얻을 수 있는 시기이다. 오히려 앞으로 다가올 인생에 있어 거름이 될 경험과 도전정신을 체득하기 위해

새로운 모험과, 여행 등을 권장하기까지 하는 시기이다.

당신의 인생에 있어 가장 빛났고, 빛이 났을 20대를 보낸 당신

하지만 인생의 찬란했던 순간은 가장 빨리 흘러가게 마련이며, 앞으로의 당신은 어떻게 20대를 보냈는가에 대한 답안지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당신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남아 있다. 인생에 배려인 셈이다.

30대에는 또 다른 인생의 전환 포인트가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대의 인생이 당신이 사회에서 홀로 자립해 나가는 과정이었다면, 30대는 당신 혼자만의 삶이 아닌 공동체를 이루고 완성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또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어가야 하는 시기이기에 당신에게는 어떻게 그 공동체를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이 남아있는 셈이다. 일생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될 30대가 될 것이다.

20대를 맞이하는 것과 30대를 맞이함에 있어서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당신에게 20살이 되는 순간엔 아무런 노력 없이 당신에게 자유와 선택권을 쥐어줬다면, 30대에 들어서는 당신은 어느 하나 손에 쥐어 주는 것이 없을 것이다.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노력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당신은 수많은 선택을 해야 하지만 아무리 작은 선택 하나하나도 노력 없이 당신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좋은 직장과, 평생의 반려자, 일에서의 성공과, 사회생활의 유연함, 주변에서의 인정과 스스로의 만족감 당신이 인생에서 얻고자 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이제 그 대가가 필요해진다.

물론 당신의 20대도 치열하게 살아왔을 것이고, 그 결과로 30대를 맞이할 것이다. 당신의 20대는 누구보다 반짝였을 것이며, 누구보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하여 얻은 결과물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당신의 치열했던 20대는 30대로 들어오기 위한 준비이다. 당신의 노력으로 인해 30대에 들어섰다면,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있어 확고한 기준점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 기준점을 바탕으로 선택과 노력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각자의 기준점은 저마다 다른 곳에 위치할 것이며, 옳고 그름은 없다. 단지 다름이 존재한다. 30대를 맞아하는 방법을 소개할 필요는 없다. 그대는 저마다 치열하게 10대 20대를 보냈고, 30대의 새로운 혹은 연장된 경쟁 속에 있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노력만큼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무엇을 하더라도 해결할 능력은 충분할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그대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보다, 어떤 문제가 당면할 예정인지에 대한 경험적인 이야기 일 뿐이다. 이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한 번을 경험할 통과의례에 대한 내용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결정은 지금까지의 결정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선택에 있어 혼자만을 위한 결정은 사라지고 그 자리는 조직 내지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위한 결정이 대체할 것이다. 이에 있어 개인과 공동체와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 그 외줄 타기를 시작하는 것이 30대의 가장 큰 과제일 것이다.

keyword

성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직업 에세이스트

성준은 세상을 먼저 등진 동생의 이름입니다. 현세에 부를 일이 없어 필명으로 쓰고자 합니다. 소설과 에세이를 씁니다. 24년말 출간예정입니다.

구독자 419

작가의 이전글 이 소설의 제목은 무엇일까요? 12년이 지났다. 그래도 잊혀지지 않는다.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