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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hamalg Apr 12. 2016

06. 나란 인간의 필요성

눈을 무척이나 단단히 씻고 찾아봐야지 ^.^

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 싶으신 분?

1.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을 성취하였다.

2. 인생이 너무 길어 귀찮다. (한 번뿐인 인생이라 얼마나 다행인가.)


어쩌면 이들은 은밀히 지구 종말을 꿈꾸며 잠들는지도 모른다. 1의 경우, 완벽한 현재를 영원으로 남기기 위해. 2의 경우라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이 영겁의 시간을 종식시키기 위해서. 인생을 구성하는 하루 24시간의 1분 1초가 귀하고 소중한 나는, 지구의 (그리고 소중한 내 인생의) 종말을 꿈꾸는 자들의 희망을 바스러 트리기 위해 나의 귀중한 시간을 할애하여 이리 글을 쓴다.


각 부류에 대한 고찰.

1.

이루고자 하는 일과 소망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인간이라는 동일한 생명체임에도 불구, 우리는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 다른 가치관과 기준을 품고 살아간다. 70억의 인구는 70억 개의 가치관과 기준을 의미하고, 이는 그만큼 다양한 소망과 꿈이 이 지구에 존재한다는 뜻이다.(그러나 이처럼 진부한 표현만큼은 70억 인구의 공통분모라고 믿고 싶네^.^)

이루고자 하는 일 역시 사람마다 달라 나의 기준에는 꼴랑 저거 이루고 다 했다는 건가 싶은 일이, 다른 사람의 기준은 완벽하게 충족시켜 더할 나위 없는 평온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어떤 이는 조금 더 빠르게 모든 일을 성취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비현실적으로 높은 목표로 인해 평생이 가도 성취의 언저리에도 못 미치기도 한다. 내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할만한 목표를 달성한 사람일지라도, (존경받을 수 있는 기준은 드물지언정, 존중받지 못할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부디 우리의 기준을 하찮게 여기지 말라.) 본인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일생 그를 위해 행동하고 실천하여, 끝끝내 달성한 사람을 어찌 존경하지 않을 수 있을까.


2.

주어진 시간이 흘러넘쳐 지루할 지경이라면,

2-1. 이루고자 하는 바가 딱히 없기 때문에 그닥 할 일이 없는 건 아닐까? 혹은,

2-2. 허황된 꿈을 꾸며 섣불리 비현실적이라 단정 짓고 시도할 엄두 조차 못 내고 있을지도. (그저 숨만 쉬고 싶은 본인의 나태함을 외면하고자 사회·환경·시대를 지나치게 탓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는 사회·환경·시대를 논리 있게 탓할 만큼 똑똑지도 못해 그저 죄 없는 엄마, 아빠를 탓한다.)

 

안타깝게도 지구의 종말 또한 우리의 허황된 꿈만큼이나 비현실적인 공상임이 분명하다. 한 번이라 다행인 인생일지라도, 어차피 (한 번은) 오롯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면 (지구가 아닌) 인생 종말의 시점에, 기왕이면 이만큼이나 뽈뽈히 살아냈다고 뿌듯해하거나, 최소한 후회는 없도록 살아내는 편이 빙하기 강림을 기다리며 주어진 시간을 보내버리는 것보다는 현명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경험상, 본인 인생의 종말이 언제쯤일까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수명 단축이나 지구 멸망으로 이어질 빙하기가 아니라 자아성찰을 통한 자기애 형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이 (빌어먹을) 타이밍에 지구에 존재하게 된 이유를 찾아내던가, 정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본인이 존재하는 이유에 가치를 부여해보자. 

후회만 가득한 상태로 인생 종 치고 싶지 않다면, 적어도 찾아낸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이번 인생 그래도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으로 끝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면, 본인이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하나, 둘 늘려나가 가치를 높이자.


- 우선은 본인이 사라짐에 따라 발생할 부정적인 부수적 결과를 생각해보자.
(적어도 별다방은 매일 아침 바닐라라떼를 사 마시는 충성고객 한 명을 무조건 잃는다.)

- 다음으로, 내가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긍정적인 부수적 결과를 생각해보자.
(예시: 주위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 드립으로 사람들의 기분전환에 기여한다. 지금 보다 살기 좋은 지구를 위해 애쓴다. 더 나은 사회제도 구축에 기여한다. 등등)
 
- 혹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면 '만들어 내라.'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찾아낸 (만들어낸) 나의 존재 이유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그래야만 온전히 존재할 수 있다. 이번 생이 끝날 시점에 적어도 후회는 남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속는 셈 치자.)

욕심을 조금 더 내어 다른 이유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자.'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생기고, 이를 위해 애쓰다 보면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으로 거듭난다. 즉, 나라는 인간의 존재에 필요성이 부여된다. (>,<) 이렇게 중요한 나라는 사람의 1분 1초가 소중하지 않을 수 가 없지 않은가. 지구의 종말이라니, 내 인생이 끝장난다니 안될 일이지.


우리 모두 지구의 멸망을 기원하는 대신,

인생의 종말이 도래하는 그 시점까지 끊임없이 존재 이유를 발굴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길. 그로 인해 눈 감는 그 순간까지 지구에 존재할 필요가 있는 인간이길 기원해보자.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유일한 길은, 내가 나를 가치 있는 사람이라 여기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찌나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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