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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hamalg Apr 22. 2016

07. 꼭 맞는 배우자를 찾아드립니다.

이것은 공개구혼.

요즈음 SNS를 통해 접하는 바깥세상을 보아하니 절대적으로 '결혼'이 유행인 게 분명하다.

한 발 앞서 나가는 얼리어답터들은 이미 '출산'까지 완료한 상태.

그리하여 트렌드에 심히 뒤쳐진 우리네들 초미의 관심사는 미래의 배우자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운명이라 믿었던 인연들도 분명 있었다.

이 사람을 만나서 그의 기준에 딱 맞는 완벽한 여자로 거듭나기 위해 태어난 게 분명하다고 찰떡같이 믿다 개떡같이 차였다. 왠종일 잡다한 일을 처리하지만 실은 그 사람의 귀가를 기다리며 시간을 죽이기 위한 행위일 뿐, 그 어떠한 부가가치도 창출하지 못한다. 그 사람이 조금이나마 더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데 나란 인간이 일조할 수 만 있다면 황송하옵던 시절. (정작 요구한 적도 없는데 나 자신을 구속하는 꼴이라니 경악스럽다.)

개떡의 쓰디쓴 맛을 본 후, 조금 더 나이를 먹고 만난 남자는 또 그 나름대로 운명같았다. 서로가 어느 정도 상처를 받은 과거가 있었고, 이를 각자의 방식으로 극복한 이후 절대절명의 타이밍에 서로의 앞에 나타나다니. 그 남자가 운명 같았다기보단, 그 남자가 나타난 타이밍이 운명 같았다.


남녀를 불문하고 평생 함께할 배우자로 어떤 사람을 만나냐에 따라 인생이 뒤바뀐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모르는 바 아니다. (알면 사랑과 운명이라는 빛 좋은 개살구호에 남은 인생을 실어 보내는 모험 따위 그만두자. 멀미 난다.^^)

나 자신이 행복해야만 건강한 관계다. 나의 희생으로 그(그녀)가 행복해지는 관계라면 뛰어내리자. (그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이 당신의 행복이라 우기겠지만, 당신의 헌신은 그 사람의 행복에 그닥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제나 저제나, 결국 둘 중 하나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그 배를 떠나고 만다. 한 사람 분의 연료로 두 사람을 실어 나르다 보면 결국엔 고갈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하지. (안녕 찰떡 ^.^ 잘 있어요 개떡 ^.^)


다음의 단순하지만 (은근) 통찰력 있는 테스트를 통해 본인이 행복하기 위해 만나야 할 배우자의 성향을 파악해보자. (사실, 나는 이 테스트를 맹신하고 있다. 그리고 나 외에도 이 테스트를 맹신하는 자를 무려 5명이나 더 알고 있다. 믿어보시라. ^^)

토요일 오후, 한가롭게 마루에 앉아 여유를 즐기던 당신은 갑자기 울리는 현관 벨 소리에 놀라 일어난다. 현관문을 열어보니 놀랍게도 동물 두 마리가 당신의 미래가 담긴 편지봉투를 하나씩 들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편지는 두통이었는데 한 통엔 미래에 일어날 좋은 소식들이 담겨 있었고, 다른 한 통은 당신의 미래에 생길 암울한 일들만이 담겨있다.
다음 동물들 중에서 어떤 동물이 와서 당신에게 좋은 미래가 담긴 편지를 전달했을 것 같은가?
그리고, 어떤 동물이 나쁜 소식을 전달했을 것 같은가? 각각 하나씩 선택하되, 서로 다른 동물을 골라보시라.
1. 호랑이 2. 개 3. 양 4. 앵무새 5. 거북이 [해답은 이 기나긴 글을 다 읽은 선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


※ 이 테스트는 어떤 유형의 배우자를 이상형으로 여기는지, 어떤 배우자를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지를 알려준다.
필자의 결과: 당신은 의지가 강하고 야망이 크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 그에게 의지하기를 바랍니다. 그랬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수다와 활기의 이면에는 시끄러움과 농땡이가 있습니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미래는 일 안 하고 놀기만을 찾으며 당신을 정신 사납게 하는 배우자와 사는 것이군요.


1.

탐욕의 대상과 야심의 대상은 단지 그 대상이 위대한 것인지 아닌지에 있어 차이가 날 뿐이다. 구두쇠는 한 푼의 동전을 획득하려 할 때 큰 야심을 가진 사람이 한 왕국을 정복하려 할 때와 동일한 수준으로 맹렬하다.
-『도덕감정론』애덤스미스 -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존경받을 수 있는 기준은 드물지언정, 존중받지 못할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

대상이 위대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즉, 그가 품은 야심이 우리의 기준에는 탐욕에 불과할 수 도 있단 뜻이다. 반대로 우리의 야심만만한 꿈이 그들에게는 하찮을 따름인지라 우리가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는 것 마냥 비추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철저한 타인이라면 우리가 섣불리 탐욕이니 야심이니 감히 판단할 자격도 없을뿐더러, 굳이 판단할 필요 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 손잡고 걸어가야 하는 배우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의 꿈을 탐욕이라 여기지 않는 사람. 성취하고자 하는 미래가 나의 존경을 자아내어 함께 꿈꿀 수 있는 사람. 이 세상에 그런 사람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명은 존재하지 않을까? 다른걸 떠나서 탐욕과 야심을 구분하는 기준이 동일한 단 한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명쯤은 존재해야만 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일부일처제만을 허용하는 시대다. 둘도 필요 없다. 한명만... 제발...)


그의 기준을 존경할 수 있고, 그라는 인간을 존경할 수 있어야만 잡은 손을 놓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내가 '한 왕국을 정복'하기 위하여 쏟는 에너지와 동일한 '맹렬함'으로 그가 '한 푼의 동전을 획득' 하고자 애쓰는 사람이라면, 그는 (나의 기준에는 아주) 하찮은 탐욕을 성취하고자 그 자신의 인생과 더불어, 나와 자식들의 인생까지 깡그리 소모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가 선택한 길이니 존중해야 한다고 나를 다스리며 응원할 수 있을 만큼의 너그러움은 원효대사의 할머님조차도 품지 못하셨으리라 감히 단언한다.


2.

사람들의 존경과 감탄을 즐기려는 것은 야심과 경쟁심의 위대한 목적이다. 우리가 이처럼 갈망하는 목적은 두개의 다른 길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하나는 지혜를 배우고 도덕을 실천하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부와 권세를 획득하는 길이다. 하나는 두리번거리며 헤매고 다니는 눈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지만, 다른 하나는 배우기 위하여 가장 진지하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사람들의 관심만을 끄는 것이다.
-『도덕감정론』애덤스미스 -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다. 그러나 '부와 권세를' 획득하려는 일념으로 부도덕한 행위를 서슴지 않는다면 나는 또다시 세모눈을 치켜뜨고 그를 탐욕스러운 인간으로 매도해버릴 수밖에 없는 편협한 인간이다.

도덕과 정의의 울타리 안에서 '지혜를 배우고 도덕을 실천'하며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부와 권세'를 획득하여 타인의 '존경과 감탄'을 받고자 한다.

'부와 권세'를 획득하기 위하여 도덕과 정의의 울타리를 벗어나 부도덕한 행위로 돈을 번다면 '두리번거리며 헤매고 다니는 눈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언정, 나에게는 경멸 어린 눈초리만을 기대하시라. 돈과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갈림길에서 나와 다른 길을 선택할 사람과 운명(개떡) 같은 타이밍에 만나 사랑에 빠지는 불상사로 영원을 약속한다면 그 손을 우리는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을까?


3.

앞뒤 안 가리고 사랑에 빠지는 건 인생에 한 번으로 족하다.(인생에 한 번도 많다.) 두 번 다시 그런 사랑 오지도 않겠지만, 하고 싶지도 않다. 탐욕스러운 사람이라도, 부도덕한 사람이라도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이 내 옆에 있어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이며 내 남은 인생을 바치기엔 인간의 평균 수명이 너무나 길다. 이 세상 누구보다 나를 사랑하고, 이뻐하고, 아끼고, 생각해주는 그런 사람을 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다. (꽁냥꽁냥 연애가 부럽다. 몽땅 망해라. 봄이 좋냐?) 그러나 사랑 하나로 세상 모든 풍지풍파를 극복할 수 는 없다. 더군다나 그 본연의 모습을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 사랑이 영원히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나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나타나야 짧지 않은 나의 남은 인생을 바치는 리스크를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나의 기준과 가치관이 그의 기준과 가치관을 맹렬히 부정하지 않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조금이나마 가볍자고 이미 너무나 무거운 그의 어깨에 나의 짐을 약간 더 얹거나, 그가 나에게 그의 짐을 더 얹다 보면 무거워진 짐이 부당하다 여겨지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짐을 함께 들고 가기보다는 각자의 신중한 판단으로 내린 선택의 결과인 만큼 본인의 짐은 본인이 각자 짊어지되, 같은 방향으로 손잡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관계. 나는 그의 선택이 신중과 정의의 범위 안에서 고심하여 내린 판단임을 굳건히 믿으며 그가 목표한 바를 이루어내길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하는 동반자가 될 것이다. 나 또한 내가 꿈꾸는 야심만만한 미래를 성취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겠지만, 이런 나의 선택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응원하는 사람이 옆에 있길 바란다.

+ 물론, 이런 사람만을 기다려온 나는 만나기만 한다면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지.

+ 물론, 그 또한 나에게 빠져버려야 할 텐데.

+ 아직 사랑에 대한 기대의 미련을 완전히 끊었다고 보긴 어렵다. 없으리라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린 정도인 듯하다.


그리하여 드디어 어떤 사람을 찾아야 하는지는 알았지 말입니다.

있느냔 말입니다.

.

.

몽땅 망하지 말입니다.

-끝.-


■ 호랑이: 힘과 권위를 상징

- 좋은 소식: 당신은 의지가 강하고 야망이 크며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을 배우자로 만나 그에게 의지하기를 바랍니다. 그랬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 나쁜 소식: 당신은 너무 권위적인 사람을 만나서 그에게 쥐여살까 봐 두려워합니다. 당신에게 가장 큰 공포는 누군가에게 묶여 끌려다니는 것입니다.

■ 개: 충성심과 헌신을 상징

- 좋은 소식: 당신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배우자의 모습은 당신을 아무 조건 없이 믿고 따르며 당신에게 절대적으로 헌신하는 사람입니다.

- 나쁜 소식: 남들의 이목에 전전긍긍하고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당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불행입니다.

■ 양: 포근함, 따뜻함, 안정감을 상징

- 좋은 소식: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의 첫째 조건은 당신을 따뜻한 마음으로 자상하게 보살펴주는 사람입니다.

- 나쁜 소식: 안정감이나 보살핌의 이면에는 간섭과 속박이 있습니다. 당신은 지나치게 안정감 넘치는 사람을 만나서 아무런 변화도 없이 매일 같은 일만 반복하면서 늙게 될까 봐 두려워합니다.

■ 앵무새: 수다와 활기를 상징

- 좋은 소식: 당신은 당신을 어떻게 하면 웃게 만들 수 있는지 아는, 말 많고 활기차게 즐기는 배우자를 만났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 나쁜 소식: 수다와 활기의 이면에는 시끄러움과 농땡이가 있습니다. 당신이 두려워하는 미래는 일 안 하고 놀기만을 찾으며 당신을 정신 사납게 하는 배우자와 사는 것이군요.

■ 거북이: 꾸준함, 인내심을 상징

- 좋은 소식: 당신의 이상형은 진지하고, 신중하며 당신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당신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비록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 나쁜 소식: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배우자의 모습은 느리고, 웃을 줄 모르며 심각하기만 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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