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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 안 됐는데...

by 안녕

시작하면 안 되는 드라마를 시작해 버렸다.

주변에서 너무 재밌고, 슬프고, 감동적이라고

보라고 추천해도 꾹꾹 참고 있던


<폭싹 속았수다>


마침 시간이 남아 1화만 보자 싶어

틀어 보는데,

이미 20분 안에 눈물샘 고장 난 듯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데...


너무 슬프다.


엄마가 되어

딸을 키우는 내가

나를 키워준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우리 엄마의 엄마이자

나의 외할머니를 그립게 하는,

그런 드라마.


마침 애순이의 엄마 전광례역의 나이가

1932년생. 우리 외할머니와 같아서

눈물이 멈추질 않더라.


이제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하는데

당분간 손수건, 휴지 잔뜩 준비해 두고

펑펑 울면서 봐야겠다.


어쩔 수 없다.

슬픈 드라마, 슬픈 노래, 이런 슬픔을 좋아하는 건.

그래서 아프고 힘들어도

그래도 그 감정 속에서 허우적거려도

이런 걸 찾아보는 건.

이 감정이 너무 좋아서

슬픈 옛날 노래만 찾아 듣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마지막이 올 때까지

즐기기로.


눈물과 슬픔과 어쩌면 약간은 우울해질 그 마음을

즐기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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