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1)

by 안녕

먼 훗날, 아주 유명해졌을 때, 이 글이 성지순례가 되길 바라며 -




1. 본명은 무엇인가요?

너무 흔해서 밝힐 수가 없습니다! 본명이 익명이 되는 수준입니다. 언제가 아주아주 유명해져서 제가 유퀴즈 정도 나가면 그때 밝힐게요. 후후후.



2. 필명이 '안녕'인 이유는요?

아주 오래전부터 제 안의 가장 큰 감정은 '불안'이었습니다. 틀릴까 봐, 멀어질까 봐, 다툴까 봐, 떨어질까 봐 걱정하며 불안해하던 마음은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심장이 터질 듯이 아플 때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불안한 마음은 지우고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필명을 '안녕'이라고 지었어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안녕'이라는 말은 무조건 하잖아요. 안녕. 오늘도 평안했니? 너도 평안했으면 좋겠어. 하는 바람이 드러나는 말, 마음에 들어서 계속 쓰고 있어요.



3. 좋아하는 음식은요?

분식을 좋아해요. 익숙한 음식 먹는 것을 좋아해서 먹던 것만 먹어요. 참치김밥 좋아하고요. 떡볶이, 라볶이, 순대 이런 거 좋아하고요. 요새 라면은 안성탕면이 맛있어서 그걸 자주 먹네요. 스트레스받는 날이면 꼭 생각 나는 음식이에요. 작년에 이것 때문에 살이.... 5kg 정도... 탄수화물 줄입시다!



4. 커피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커피를 드시나요?

가리는 것은 없고요. 요새는 드립 커피를 많이 먹어요. 그렇다고 뭐 엄청 고급스러운 걸 먹는 건 아녜요. 그냥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드립백으로 내려 먹어요. 커피 향이 퍼질 때가 제일 좋아요. 출근해서 일하기 전에 컵 씻고, 따뜻한 물 받아서 커피 내릴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냥 일반 에스프레소 커피도 자주 먹어요.



5. 예전엔 우유 들어간 라테도 드셨던 것 같은데 요새는 안 드시나 봐요?

유당불내증? 그런 게 온 것 같아요. 우유를 먹으면 소화가 안 됩니다. 하루 종일 배가 더부룩해서 라테류는 아예 먹지 않아요. 예전엔 바닐라라테 엄청 좋아했는데 요새는 입에 대지도 않아요. 무언갈 먹거나 마셨을 때 입안이 텁텁해지는 것을 무척 싫어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 좋아합니다. 깔끔해서요.




6. 최대 몇 잔까지 마셔보셨나요?

음.... 이건 좀 슬픈 질문인데요. 일이 너무 많으면 새벽 3시까지도 일을 하고 자거든요? 깨려면.... 하루에 다섯, 여섯 잔까지는 마신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 건, 전 그렇게 먹어도 잠은 잘 자요. 잘... 그래도 이젠 그렇게까지 마시면서 일하는 삶은 안 살고 싶어요.




7. 커피를 왜 좋아하세요? 언제부터요?

솔직히 처음엔 왜 그런 음료 먹나 했어요. 쓰고, 색도 까맣고. 안 예쁘잖아요. 그런데 제가 대학교 2학년 때 학교 앞 스타벅스에서 일을 했거든요. 그때 브레이크 타임에 꼭 커피 두 잔씩 먹을 수 있는 쿠폰을 주는 거예요. 일종의 식대 같은 건데 커피를 안 마시니까 먹을 게 없더라고요. 그렇게 먹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입에 맛더라고요. 단 거 안 좋아하는데 안 달아서 좋아요. 그런데... 커피 얘기는... 그만할까요? 지금 자정이 넘었는데 마시고 싶어 졌어요. ㅠ.ㅠ 살려주세요!




8. 큼큼. 그럼 다른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산미 있는 원두랑, 고소한 원두랑 뭐가 더 조...

그만하세요!(고민하다가) 산미 있는 원두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9. 글을 보면 되게 진지하신 것 같은데 실제 성격은 어떠세요?

제가 MBTI가 INFJ예요. 의미 되게 중시하고요. 감성적이고, 오글거려요. 농담도 진지하게 받는 성격 맞고요. 그래서 가끔 애들이 오글거린다고 싫어할 때 많아요. 글에 보이는 모습은 상당수 제 진짜 모습 맞아요. 담백하게 쓰고 싶은데 저는 그게 좀 안 되더라고요. 뭔가 감정을 깊이 끌어내 보여주는 게 좋아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네 맞습니다. 진지합니다!




10. 농담 같은 거 안 좋아하시겠어요?

그럴 리가요. 농담 엄청 좋아해요. 장난도 잘 치고요. (인터뷰어가 웃는다) 아! 안 믿으시네. ㅎㅎㅎ 진짜! 나름 유쾌하다고요. 제가 첫인상이 조금 너무 FM처럼 보여서 그렇지 실제로는 굉장히 너그럽고 유머러스한 부분이 있는 사람이라고요. 네? 구체적인 사례? 경험담이요? 그게 지금 잘 생각은 안 나는데... 애들이 재밌다고들 하던데... 네? 애들은 선생님이니까 그냥 예의 상 해주는 말이라고요? 아니 이 사람이... 진짜!




11. 글을 쓸 때 루틴 같은 거 있으세요?

뭐... 제가 루틴을 따질 정도의 급은 아닌데요. 굳이 루틴을 꼽자면 늦은 시간에 글이 잘 써져요. 사방이 고요하고, 저는 아이유 음악을 틀어 놓고, 혹은 카페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그럼 그렇게 글이 잘 써지더라고요. 보통 밤 11시에 시작하면 새벽 2시까지 계속 글 쓰다가 이제 자야지, 하고 잠드는 편이에요. 아, 그리고 저는 그 뭐냐, 개요 같은 건 잘 안 쓰고요. (애들한테는 쓰라고 가르치지만 전 안 써요. 귀찮아서.) 대신 초고를 엄청 빨리 쓰고, 쓰면서 계속 다듬어요. (쓰기는 문제 해결 과정이라고요. ㅎㅎ)




12. 최근에 쓴 글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글은요?

전 늘 오늘 제가 지금 쓴 글이 제일 좋아요. 벌써 700개가 넘는 글을 이곳에 올렸는데요. 그걸 솔직히 다 일일이 기억은 못해요. 일기장처럼 끄적이는 곳도 있어서요. 그래서 그냥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적든지, 아이들에 대해 쓰든지 어떤 것이든 오늘 업로드한 글이 제일 좋더라고요. 훗.




13. 라이킷과 구독자에 연연하세요?

ㅎㅎㅎㅎ네. 맞아요. 연연해요. 솔직히 라이킷 많이 눌리면 좋고요. 구독자 늘고 댓글도 달리면 좋아요. 21년, 22년도에 정말 그 마음이 강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고요. 그저 누군가가 내 글 읽어주면 좋고 고마워요. 특히 지금도 제가 글 업로드하면 매번 라이킷 달아주시는 고정적인 분들 계시는데요. 늘 감사해요. 덕분에 저는 매일 글을 쓸 수 있어요. 특히 고등학생이라고 하셨던 그 독자님이 라이킷을 달아주시면 그게 참, 따뜻하고 고맙더라고요. 물론,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14. 근데 솔직히 요새 사람들 글도 안 읽고 책도 잘 안 보는데 왜 굳이 글쓰기를 하고 책을 내고 싶어 하세요?

되게 유치한 이유 하나와 되게 진지한 이유 하나가 있어요. 뭐부터 말씀드려요? 네? 유치한 거요? ㅎㅎㅎ

제가 초등학생 때 둘째 이모가 비디오가게를 하셨어요. 그래서 최신작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기다림 없이 빌려 봤었는데요. <미녀와 야수>에서 벨이 야수의 성에 있는 도서관에 초대받는 장면이 있어요. 저, 그 장면 보고 너무 멋져서 한눈에 반했어요. 아! 나도 저런 집에서 살고 싶다. 근데 실패했고요. ㅎㅎ 아, 나도 저런 멋진 왕자님과 결혼.. 역시 실패고요. ㅎㅎ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글 쓰고 책 쓰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나 저런 멋진 거 한 번 해보고 싶어! 그 마음이 가장 컸어요. 그때부터 책 읽는 나, 글 쓰는 나라는 정체성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 진지한 이유는.. 제가 말을 잘 못해요. 생각을 정리하고 말로 표현하는 게 어려워서 말싸움을 늘 져요. 집에 가서 맨날 이불킥 하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글을 쓰면 생각이 술술 써져요. 말은 뱉으면 사라지는데 글은 남잖아요. 내 생각과 감정을 영원히 남길 수 있다는 게 좋아... 네? 별로 안 듣고 싶다고요...?



하.. 저 잠깐, 화장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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