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 작가 # 위픽시리즈
이로서 19권의 책을 읽었다-.
아마도 이런 속도라면 올해가 가기 전에 30권을 읽겠다는 목표는
이룰 수 있을 듯.
토요일에 우연히 나간 시청 앞에서 북 페스티벌이 열린 것을 보았다.
시립 도서관 부스에선, 기존 대출 권수와 상관없이 1인 10권을 빌릴 수 있다는
안내 문구까지 붙어있었다.
마침 우울했고,
우울할 때면 책을 사는 습관이 있는 나는
어떻게 집에 가져갈지는 생각도 않고
그 자리에서 열다섯 권 정도를 대출해 버리고 말았다.
돌아가는 길에 예쁜 노란색 표지가 눈에 띄어 보니
단편소설들을 감각적으로 편집한 위픽시리즈.
지난번에 읽었던 <스페이스 M>이나, <오로라>가 썩 괜찮아
빌린 <늘 풀어야 하는 숙제를 던져 주는데도>.
요새 많이들 읽는 <혼모노>의 성해나 작가의 책으로
단숨에 잔잔히 빠져드는 맛이 있는 책이었다.
잘 알지 못하는 지역에 대한 호기심,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차경'이라는 생소하지만 감각적인 단어에 대한 환상까지.
마지막 장을 넘겨 작가의 말을 읽는 순간까지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근사한 단편이었다.
주인공 '재서'의 마음이 나의 그것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작가 역시 그 마음을 의도하여 집필했다 하니 묘한 공감을 얻었다.
모두가 완벽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어디론가 부지런히 가는
불완전한 존재라는 그 비슷한 말이, 참 좋았다.
우리가 열 번을 태어나는 동안에도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고
내가 잠든 사이에도 바삐 움직이는 것들에 대해 헤아려 보았다.
무릇 소설이란 장면과 장면 사이에
사건과 사건 사이에 잠깐의 쉼표가 있어서
독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위픽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소장하고 싶었던, 소설.
기분 좋게 19번째 리스트에 제목을 올린다.
다음 책은, <나의 폴라일지>가 될까, 아니면 <치즈이야기>가 될까.
나조차도 궁금하다.
어쨌든 오늘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