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지 30장과 봉투 15장, 그리고 파우더 팩트!
10월 4일.
숫자도 참 예쁜 오늘은 연휴 2일 차네요.
아침부터 코감기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와 함께
소아과에 다녀온 후, 다이소에 들렀어요.
마침 월요일에 한 여학생의 파우더를 제가 깨 먹었거든요.
학습지 설명해 주려고 가까이 갔는데 그만,
툭, 하고 떨어져 버리지 뭡니까.
산산조각 난 파우더 한 번,
녀석 얼굴 한 번 보니 미안해 죽겠더라고요.
괜찮아요 선생님, 하는데 진짜 괜찮은 것 같지는 않았어요.
다이소에서 샀다길래 미리 찍어둔 똑같은 팩트를 집어 들곤
자주 구매하는 편지지 코너로 갑니다.
손 편지를 사랑하는 저는
가끔 아무 이유 없이 아이들에게 편지를 써주곤 합니다.
담임일 때에는 매 생일마다 두장씩 가득가득 채워 써주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긴밀하지 않으니 패스.
대신에 마음에 드는 귀여운 편지지 세트를 세 개 샀어요.
도합 30장입니다. 한 명당 두 장씩 잡아도 15명에게 쓸 수 있는 양입니다.
명절 연휴도 길고,
시간도 많겠다,
하나둘, 머릿속에 편지를 써 주고픈 아이들을 떠올려 봅니다.
1반엔 누구, 2반엔 누구... 하다가 마지막 5반에서 꼭 한 번은
적어주고 싶은 아이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균형을 잘 맞춰서
추석 연휴 때 편지를 써보려고 해요.
때로는 말보다 글이 더 진실하게 와닿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오늘부터 편지 속 주인공에게 마음을 전해 보렵니다.
제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한 번, 작은 편지지 하나를 사 보세요.
그리고 떠오르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해 보세요.
문자 메시지 이상의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자, 그럼 제 첫 번째 편지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