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해 첫날 즈음엔
그 해의 계획을 세우곤 했었다.
무엇을 배운다거나
무엇을 이룬다거나 하는.
정신없이 몰아진 2026년의 시작은
어쩐지 한없이 느슨해지는 데 있어서
1월의 중간이 다 지나도록
제대로 된 계획 하나,
생각해 본 것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복잡한 일상 대신
한가로운 여유를 찾았지만,
태생이 무언가를 목표로 삼아야만
동력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이니,
20일이나 지난 지금에서라도
남은 열한 달을 위해 소소한 계획을
몇 가지 세워볼까 한다.
하나, 역시나 글쓰기.
2021년에 브런치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은 목표다.
성실함과 끈기로 무장된 나의 목표는
언제나 과거에 있고, 현재를 살며,
미래를 향해 있을 것이다.
꾸준히 쓸 것이고,
나아가서는 어떤 식으로든
출판할 것이다.
둘, 정식 출판 계약!
깊이 고민하여 글감을 모으고
시간을 쪼개어 문장으로 만든 후,
여러 곳에 투고할 것이다.
그리하여 유의미한 결과가 있을 때까지.
나는 포기라는 것을 잘 모르는,
그런 인간이니까.
셋, 마지막 해는 정리와 함께
흘러가는 시간에 맡겨 살다 보니
벌써 4년이 흘렀다.
2026년이 나의 마지막 해인 셈.
교무실에 쌓인 짐들을 버리니
묘한 개운함이 감돈다.
평생을 버리지 못해 쌓아 두는 사람이었다.
정리는 남의 일.
하나, 올 한 해는 버리며 살겠다.
의미 있는 것들은 의미 있게 모으고
다시 돌아가도 보지 않을 것들은
사진으로 남기고 처분하겠다.
그리하여 2027년 2월,
작은 종이 박스 하나에 모든 짐 다 싣고
걸어서 퇴근할 수 있도록!
넷, 그리하여 제2의 제이를 육성하다(?)
제이 녀석은 "인재를 발굴하시죠."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사실 그 정도의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품이 드는 일이다.
시간을 내고
마음을 나누어 주어야 하니
웬만해선 선뜻, 나서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또 인재를 찾겠지만)
새 학기가 되면
이런저런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반짝거리는 진주를 찾아보겠다.
그 녀석이 제2의 제이가 될지,
아니면 새로운 무언가가 될지는
모를 일이니.
그리고 다섯, 그래도 가족. 가족!
(원래 주인공은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법이니ㅎㅎ)
일 목표만 잔뜩 올려놓고
이제야 가족을 찾는 게 조금 미안하지만
그래도 가족이다.
다시 일어설 힘을 주는 것은,
삶을 지탱할 기둥이 되어주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다.
아홉 살이 될 유니에게 새로운 삶을 펼쳐주고
뒤에서 멋지게 응원하는 엄마로서의 삶을
0순위(다섯 번째 아니고 영순위)로 삼겠다.
추신: 하나 더! 최근 들어 내게 '강연제의'가 들어왔다.
혁신학교 관련된 연수를 맡아달라는 의뢰였는데
흔쾌히 수락했다.
두근거림은 불안함을 이겼고,
덕분에 나는 선생님들 앞에서 강연을 할 기회를 얻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정보와 마음을 나누고 올 작정이다.
고로, 나는 '강연하는 나'를 목표로도
열심히 살아볼 작정이다.
바쁘고 벅찰 한 해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추신 2: 유니야 미안해. 엄마 워커홀릭이라서. ㅠ.ㅠ
사진출처: 제미나이 (나노바나나로 만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