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럴까

by 안녕

아빠 앞에서

쨍쨍쨍


엄마 앞에서

쨍쨍쨍


할머니 옆에서

쨍쨍쨍


할아바지 아니고 할아버지 앞에서

쨍쨍쨍


고모 옆에서

쨍쨍쨍


동동이* 옆에서

쨍쨍쨍


"부끄러워"

하며 등 뒤로 도망치는 너는


밥 먹느라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한

엄마 아빠 옆에서

북 치며 노래 한 곡

가사 한 줄

뚝딱 만들어 부르는 너는


추석 때 만난

가족을 기억하며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부르는 너는


어쩌면

이토록 사랑스러울까


.

.


레디코

레디코


서툰 발음으로

손짓하며 Let it go를 부르는 너는


안나가 말에 부딪혀 넘어지는

장면을 보고

안나가 아파, 하며 펑펑 우는 너는


어쩌면

이토록

심장이 멎도록

유일무이하게 사랑스러울까


모든 순간이

이토록 좋아서

어쩌면

좋을까.




*동동이 : 시댁에서 키우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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