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나뭇잎을 토닥토닥, 다독이며

by 안녕


딸과 하원 하는데 놀이터에 낙엽이 뒹군다.


딸이 묻는다.

엄마, 엄마, 왜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나는 거예요?


나는 답한다.

응, 나뭇잎이 이제는 안녕, 하고 떨어져서 그래.


그럼 딸이 다시 묻는다.

왜, 왜 떨어지는 거예요?


그럼 나는 말한다.

응, 나뭇잎이 봄, 여름, 가을 내내 애썼거든.

초록잎이 알록달록 해지는 가을이 오면

이제는 그만 쉬고 싶다고, 내려가는 거야.


녀석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신발로 꾸욱 꾸욱 발바닥 밑 낙엽을 밟아본다.


바스락바스락

부스럭부스럭


그 소리 어쩐지 듣기 좋아

옆에서 같이 밟는 내게

딸아이가 슬픈 얼굴로 말한다.


나뭇잎이 아픈 가봐요. 자꾸 소리가 나요.

밟지 않을래요.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만 멈칫, 한다.


녀석은 갑자기 쪼그려 앉아

떨어진 나뭇잎을,

발 밑에 놓인 나뭇잎을 토닥토닥 다독이며 말한다.


자장자장, 잘 자.

토닥토닥, 좋은 꿈 꿔.


어느새 바람이 불어와

사르륵 낙엽이 날아가니

꼭 대답을 해주는 것만 같다.


.

.

.


바람이 불고,

나뭇잎이 떨어지고

가을 소리가 들리고


그 한가운데

나와

딸이 있다.


완연한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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