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하는 내 옆에서
물장난하다가
물컵을 엎질러
싱크대가 난장판이 되어도
화내지 않기
콧물이 줄줄
기침이 콜록 거려
자야 하는, 자야만 하는
낮잠을 한 시간 동안 거부해도
굳은 얼굴로 망태할아버지나
도깨비가 온다고
겁주지 않기
무려 한우를 넣고 끓인
미역국은 깨작거리고
1,000원도 안 되는 짜파게티만
후루룩 짭짭 먹어도
애써 만든 밥 대신
간식만 먹을 거라며 떼를 써도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만들었는데
탓하지 않기
목욕을 죽도록 싫어해
욕실에 들어가기까지
자그마치 한 시간 동안
실랑이를 해야 해도
아빠 뒤에 숨어서
엄마 메롱, 거려도
목욕은 안 할 거라고 칭얼대다
그만 요 위에 쉬야 실수를 해도
절대로
절대로
언성을 높이지 않기
매일 다짐하지만
매일 마음을 다잡지만
어제도
오늘도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