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으로 출근한다

by 안녕

딸칵딸칵

메신저 창을 닫고

컴퓨터를 끈다.

옆자리 동료에게

눈인사를 건네고

재빠르게 뛰어나간다.


차가운 바람이

두 뺨을 스치며 지나가고

간발의 차로 놓친

버스도 지나가면

턱까지 차오른 숨을 고르며

정류장에 앉아

곰곰이 하루를 더듬어 본다.


놓친 일은 없나

틀린 일은 없나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일은 뭐였더라

곱씹고 곱씹다 보면

집까지 데려다 줄 버스 한 대가

앞에 서서 빠앙, 한다.


두 시간,

여행길 같은 귀갓길의 시작에서

덜커덕덜커덕 울리는

지하철 소리를 배경 삼아

카톡을 열면

미처 확인하지 못한

한 낮 동안의

내가 보지 못한

아이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나씩 읽으며

하나씩 답을 하면

어느새 일 생각은 사라지고

온통 아이의 생각으로 가득 찬다.


때로는 버겁고

때로는 슬픈 마음에

차오르는 아이 생각을 애써 모른 채 해도

일도 중요하다며

스케줄러를 꺼내 바쁜 척을 해봐도

어느새 내 마음을 가득 메운

아이 생각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일과가 끝나고 돌아가는 곳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면 좋으련만

어째 이곳은 낮 동안의 전쟁보다도

더 치열하고

더 예측 불가하며

더 품이 많이 든다.


분명 퇴근했는데

다시 출근한 느낌

분명 일을 다 마무리하고 왔는데

일이 반려된 느낌


이런저런 생각이 떠돌며

감상에 젖어 있는데

벌써 어린이집 앞


딩동, 딩동

벨을 누르면

한달음에 달려 나오는 녀석을

기다리는 동안

신발장 옆에

남아있는 신발의 개수를

세어본다.


하나, 둘…

마지막은 아니구나, 하며 안심하다가


엄마, 하고

달려 나오는

아이를

꼭 끌어안고


오늘도 집으로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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