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소중해서 아끼고 아껴 들을래요.

이것은 팬심입니다. 그렇습니다.

by 안녕

마지막인 듯 마지막 아닌

애매한 날에

날아온


잊고 있던

잊혔던

그 옛날 무언가를

내 앞에 가져다준


너무 소중해서

아끼고만 싶은


아무도 몰랐으면 하면서도

모두에게 자랑하고 싶은


쓸쓸한 마음 한편

환하게 비춰주는


뜻밖의

선물




처음부터 좋아했던 가수는 아니었다. 과한 화장과 지나치게 귀여운 이미지로 방송에 나오는 게 영 탐탁지 않았다. 방송에서 너무 띄워주는 사람들은 거리를 두고 보는 편이라 사실 조금은 흉도 보고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참 좋아졌다. 리메이크 앨범을 낸 후부터 더 좋아진 것 같은데 목소리로 연기하는 듯한 느낌에 홀랑 빠져버려 그 어렵다는 콘서트도 예매해서 다녀온 바 있다. 다녀오고 나니 더욱 좋아졌다. 아는 사람은 안다는 (비운의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두세 번 정주행 했으니, 이 정도면 꽤 깊은 팬심이라고 본다.


2021년 12월 29일. 20대의 흔적들을 모아 “조각집”을 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 요새 들어 부쩍 비슷한 느낌의 노래만 나와 약간 아쉬웠던 차였다. 드라마, 정거장, 겨울잠, 너, 러브레터, 총 다섯 곡을 듣는데 좋았다. 많이 좋았다.


가사를 주로 듣는 내게 가사 한 줄 한 줄이 참 소중했다. 지금의 세대는 거의 쓰지 않는 표현들을 고르고 골라 담은 가사집은 또 다른 감동이었다. 그래, 맞아, 이런 표현도, 이런 말도 있었지, 하면서 듣다 보니 어느새 집에 도착하고 말았다. 집에선 듣지 못할 생각에 벌써부터 아쉬워졌다.


기대도 하지 않았던 선물을 갑자기 받은 기분이다. 쓸쓸했던 마음이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이 마음 이 기분 돌려줄 방법이 없으니 그저 이렇게 글로나마 표현할 뿐. 소중한 선물 아껴서 매일 듣기로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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