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 뽀옹
뿌붕
피식
빠닥
부아왕
빡
내 방귀소리 들어볼래?
뿡뿡 뿌부붕 뿌부붕빵빡
엉덩이로 연주하는
방귀 피아노
푸쉭 바앙 푸슈슈 뽕
엉덩이로 만들어낸
방귀 멜로디
이 시기의 아이들은 더러운 것을 사랑하는 유전자가 있는 것만 같다. (물론 나도 그 시기를 지나왔으니, 분명히 '그 유전자'가 내 안에도 있을 것이긴 하다. 나도 어릴 적엔 더러운 것을 아이보다도 더 사랑했던 것도 같기도 하고.)
어느 날이었다. 여름이었던 것 같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날, 놀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방귀를 뿌웅, 하고 뀌어버렸다. 애기 방귀야 독하지도 않고, 귀엽기도 해서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 녀석이 순간 일어나더니 엉덩이를 씰룩이면서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내 방귀 냄새 맡아볼래? 뿡뿡!"
잉? 뭐지? 하며 2초 정도 지났을까. 내가 원하는 반응을 안 하자, 다시 크게 외치는 녀석. "내 방귀 냄새 맡아볼래? 뿡뿡!!"
사건의 전말은 그랬다. 어린이집에서 한 친구가 같이 놀다가 무심결에 방귀를 뀌었나 보다. 그러면서 (민망하니까) 갑자기 내 방귀 냄새 맡아볼래, 라며 엉덩이를 씰룩였나보다. 방귀, 똥, 오줌을 너무나 좋아하는 어린이집 친구들은 그만 넘어갈 듯 웃었던 것 같고, 그 상황이 재밌었던 녀석은 집에 와서 내게 금세 써먹은 것이다. 방귀 뀐 자신을 한 없이 귀여워해 달라는 듯이.
물론, 당연히, 언제나 귀엽다. 방귀를 뀌든 뀌지 않든, 오줌 실수를 하든, 하지 않든. 그런데 목욕 전에 벌거숭이가 되어서는 내 손바닥에 방귀를 부욱, 뀌고 나서 도망치며 저 말을 하면, 정말 미칠 듯이 사랑스러워 죽겠다. 게다가 저 기분에 따라, 혹은 그날 먹은 것에 따라 방귀 소리를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정말 저 녀석은 내가 만들어낸 최고의 역작이 아닌가 싶다.
뿡, 붕, 빵, 빡, 피식, 푸슈, 빠닥, 부아왕, 뽕.
소리마다 다른 냄새를 맡으며 괴로운 척 연기까지 가미하면 너무 재밌어 뒤로 나자빠지는 녀석을 보면,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머릿속에 그려진다. 언젠간, 분명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엄마가 괜히 거짓말하는 것 아니냐며, 자신의 과거를 부정할 녀석을 위해 이렇게 글로 남기는 것. 그리고 방귀 소리 하나에 이토록 즐거웠던 순간을, 이 마음을, 저 아이의 마음속에 깊이 저장해 주는 것.
추신 : 방귀, 오줌, 똥. 이토록 더럽고 사소한 것을 좋아해 줘서, 어쩌면 매일이 즐겁다.(?) 그것들은 매일 같이 나타나니. 허허. 하고 웃는다. 그저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