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코딱지
동글동글 귀여운 코딱지
찬바람에 말라서
구슬이 된 코딱지
코딱지
코딱지
물컹물컹 코딱지
코감기에 걸려서
물렁 잔뜩 말캉한 코딱지
코딱지
코딱지
엄청 큰 코딱지
설거지하는 엄마 옷에
슬쩍 묻히고 도망가는
말썽꾸러기 코딱지
(먼저, 더러워서 죄송합니다.)
이제 갓 5살이 되었지만 사실 마음은 아직 4살에 머무른 우리 딸은 더러운 것을 좋아한다. 뭘 먹고 싶냐고 물으면 웃으면서 "동~(똥)"이라고 하고, 아이, 장난치지 말고 진짜로 뭐 먹고 싶어?라고 물으면 "오줌~"하는 녀석이니 말 다했다.
가끔 목욕을 시키려고 옷을 홀랑 벗기면 마루고 안방이고 미친 듯이 뛰어다니다가 갑자기 "엄마, 나 코딱지 파도 돼요?"라고 물을 때도 있다. 그 나이 때에 콧속에 코딱지 파고 동글동글 말아 장난치고, 놀고 싶은 마음은 소위 '국룰'이라고 생각한 터라 그러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신나게 코딱지를 판다.
설거지하는 중에 조용~해서, 뭐 하나 봤더니 멍하니 코딱지를 파고 있다. 그 모습 보며 귀여워하다 다시 정신없이 설거지하고 있는데 슬쩍 다가와 내 앞치마에 코딱지를 묻히고 도망간다! 아... 당했다. 코딱지 파도 된다고만 하고 남에게 묻히면 안 된다는 말을 안 했더니 저런다. 아마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이런 걸 다 예측하고 하지 말라고 했겠지.
코감기가 끝나서 콧속이 맑아지긴 글렀으니, 코딱지를 묻히는 건 삡!이라고 가르쳐야 하는데, 사실 그냥 이 모든 과정이 귀엽다. 그러니 조금만 더 당해주고 나서 처절한 응징을 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