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가족의 시작, 그리고 탄생
지독히도 평범한
어느 날이었다.
동그라미 크게 하나
점 작게 셋
그 아래 주욱 선을 긋고
양 옆에 죽 주욱
아래에 쭉 쭈욱.
사람이란다.
그게 너무 웃겨
한바탕 배꼽 잡고 웃다가
천상 글쟁이 엄마는
요거 잘하면 소재가 되겠다며
마음속에 잘 품고 있다
오늘에서야 완성하고 말았다.
옆에서 쉬던 남편은
그림이 괜찮다며
신나서 맞장구를 치더니
갑자기 툭, 던지는 아이디어가
꽤 좋다.
동글동글한 몸체가
꼭 계란과 같으니
생각해보니 우리 가족은
하루에 계란 2알씩은 기본으로
먹는 것 같으니
내 맘대로 계란 가족이라 붙이는 건
어떠냐는 말이
마음에 쏙 든다.
김과 계란으로 자란 녀석의
절반은 계란이 가지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제 저작권이 침해된 줄은
꿈에도 모르고
일찍 잠든 녀석이
여러모로 고맙다.
어쨌거나 원작자가
옆에 꼭 붙어 있으니
이걸로 유명해지면
저작권자는 녀석으로 하겠다.
그럴 일이야 있겠냐마는
그래도 사람일 모르니까
원작자의 그림도
함께 싣는다.
도통 헤아릴 수 없는
녀석의 머릿속에서
손 끝으로 뻗어 나온
이 사람은
부디 행복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우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