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휴식
잠이 쏟아진다
눈을 감으면 감은대로
베개에 머리를 갖다 대면 갖다 댄 대로
그대로 스르륵
그렇게 세 시간을 넘게
잠들어 버린다
몇 년간 쌓인 피로를
급하게 풀어버리듯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이런 기회 없다는 걸 아는 듯
이놈의 허약한 몸뚱이는
기회만 되면
쉴 곳을 찾아 비비댄다
잠결에 무심코
보내야 할 자료를 떠올리곤
일어나려고 하는 나를
무너뜨릴 정도로 강해진 녀석 덕에
강제로 쉬고 있다
쉬어야 할 때에
쉴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속삭이며
긴장된 마음 끈
툭 끊어버리고
쉴 수 있게 다독인다
그래
지금 필요한 건
머리도 비우고
마음도 비운 채
그냥 쉬는 것
그것뿐
photo by David cl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