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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쌓여 만든 이슬 같은

by 안녕

지금 네가 이뤄 놓은 일을 보면

나는 참 네가 존경스러워.

나 역시 예전부터 그렇게 하겠노라 말하며 다녔지만

결국 너는 해냈고, 나는 그렇지 못했잖아.

나는 지금 다른 일에 관심을 두고 있고

내 과정 역시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내가 가려던 길을 포기하지 않고 간 너를,

난 존경해.


회사를 다니며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네 삶은, 네가 지금 책을 출판한 일은

팍팍하고 무료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을

조금 더 감동스럽게 만들어 주는 일이었을 거야.

대단한 변화를 꿈꾸기엔 어려운 우리들에게

하루를 쪼개고 쪼개어 글을 쓰고

그것을 엮어 제 흔적을 남긴 네 일은

분명 큰 울림이 되었을 거야.


그러니까 네가 한 일은 어떤 거냐면.

사실 매일매일 우리 곁에 떠 다니지만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수증기 같은 것들.

그런 것들이 어느새 조금씩 모이고 쌓여서

눈에 보이는 이슬이 된 순간 같은 거야.


네가 새벽녘에 일어나서

그리고 네가 늦은 밤까지 서재에 앉아

글을 쓰며 쌓아 올린 수많은 네 삶이,

사실은 그냥 흘러갈 수 있는 하루를 붙잡아 기록하고

남긴 네 노력이 지금 반짝, 반짝 보이는 거야.


마침 크리스마스고

연말이야.

한 해 동안 누구보다 고생한 너에게

나는 존경을 담아 박수를 보내.


그 책으로 돈을 벌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시작을 끝까지 마무리한 너를

칭찬해 주고 아껴주길.


넌 그 자체로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니까.




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 친애하는 남편으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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