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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

by 안녕

욕심이 지나쳤다.

정확히 말하면 너무 마음이 급했다.

앞서 설명한 '불안'을 낮추고 싶은 마음에 성급히 행동했다.


올해 목표는 '출판사에 원고 투고'였다. 얼른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관심이 생긴 출판사 세 곳의 사이트를 찾아 내, 이메일을 보내 버렸다.


문제는 투고를 한다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양식은 아예 첨부하지 않았단 것이다! 메일로 "투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봐 버린 것.


메일을 보내 놓고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이런 웬 걸.

조금만 검색해도 원고 투고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 나온다.


- 원고

- 기획안 (기획의도, 저자 소개, 홍보 방안 등)

- 연락처

- 운영하는 SNS 등


그런데 나는 그걸 다짜고짜 출판사 공식 이메일로 물어보았으니 얼마나 가벼워 보였을까 싶다. 조금만 검색하면 아는 것을 물어본다고?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 생각해도 부정할 수 없다.


순간 너무 부끄럽고 한심해서 자책을 하려 하다가, 이내 생각을 다듬었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앞으로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싶다.


친구를 기다리며(어제 내 친구는 고속도로 교통사고로 차가 밀려 1시간가량을 늦게 왔고, 나는 약속 시간에 1시간을 일찍 왔다. 도합 2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나름의 계획을 세워 보기로 했다.


나와 같은 길을 걸으며 블로그에 글을 올려준 수많은 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내 글이 왜 책이 되어야 하는지, 나라는 사람은 어떤 특징을 가진 작가인지, 그리고 내가 운영하는 이 브런치는 구독자가 몇 명인지에 대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직 큰 얼개만 잡았지만 얼추 정리가 되고 원고가 A4 용지 100매 정도 모이면 제대로 모아서 원고 투고를 할 작정이다.


3월부터는 너무너무 바쁠 것이니 2월 안에 도전을 완료하는 것으로, 일단은 계획을 세워 본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성찰 일지(?)


학교에서 애들에게 매일같이 하는 말.


"조금만 찾아보면 되는 걸, 굳이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한 번 검색해 봐. 스스로 찾아봐. 그래야 기억에 남지."


노트북으로 자료를 조사하라고 활동 시간을 주면 꼭 한 명씩은


"선생님, 도대체 뭘 검색해야 해요?"라고 묻는다. 대부분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한 반에 10명 이상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 약간 인내심의 한계가 온다. 이 녀석들아! 제대로 정신 차리고 안 해? 조금만 검색해 보면 다 나오는 걸 물어봐? 하고 소리 지른 적? 무척이나 많다.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 나 스스로가 또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

스스로에게 조금 민망하고 부끄럽고 충격적.


새삼 내 이메일을 회수하고 싶은 마음이 치솟는다.

낙장불입.

다음엔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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