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만 들킨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이들은 나의 책 제목을 타고 들어와(?) 나의 브런치까지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공간! 이곳을 알게 된 것!
너무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21년도에 이 공간을 개설한 후 단 한 명의 지인도 찾아온 적이 없었는데 무려 세 명이나 이곳을 알게 되다니. 그것도 제자들이.
당황하여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사실은 이 공간에서의 글쓰기를 멈추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볼까까지 진지하게 생각했다가) 결국은 이어서 이곳에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부득불 공간을 옮기려고 했던 이유는, 사실 그 아이들이 (시은, 새별, 민아) 다른 곳에 유포(?)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알리며 자랑하고 다닐 아이들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그것과 별개로 이곳은 나의 '비밀 일기장'같은 곳이기 때문이었다.
학교 이야기, 사람 이야기, 그리고 별의별 가족 이야기 등을 올리는 곳인데 그곳에 직장에서 만날 사람들이 등장한다면 글이 점점 더 '덜' 솔직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루 종일 꼬박 고민했다가(는 사실 과장이고, 몇 시간 정도 고민하다가) 그래도 그냥 이곳에 글을 쓰겠다고 한 것은 4년 동안 일구어온 이곳이 내게는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좋은 글, 나쁜 글, 부족한 글이 넘쳐나는 이곳에서 나는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고, 성장도 했다. 글을 600편이나 넘게 적기도 했으며 책을 쓰기도 했다. 이곳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그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 같다. (비슷하게 관리했던 네이버 블로그는 잘 되지 않았으니...)
무튼,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쓸 작정이다.
나를 아는 녀석들이 내 글을 수시로 보더라도, 숨김없이, 대신 누구에게나 상처되는 말은 여태까지처럼 쓰지 않으며 그렇게 내 길을 가련다.
참, 이왕에 들킨 김에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을 담아 다음 화는 '시은, 새별, 민아'와 관련된 내용을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마 보고 있겠지?
기대하라고.
:-)
추신 1 : 아이들은 책 제목 + 내 프로필 사진으로 이곳이 내 공간임을 확신했다고. 프로필 사진은 수업 시간에 아이패드로 종종 그리는 그림체로 그린 건데 딱 들켰다. 내가 탐정을 키웠다..... 니....
추신 2: 오전에 이 일과 관련해서 시은이와 카톡을 하는데 시은이 왈, "뭔가... 재미있어요." 한다. 뭐가 재밌는 것일까? 재미라... 재미.... 재미.....? 도대체 뭐가?
사진: Unsplash의Edo Nugro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