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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읽고 있는 책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by 안녕

2022년, 글쓰기 동아리 마지막 날 아이들에게 선물로 들려준 책이다. 당시 <아버지의 해방일지>와 함께 사서 두 권씩 들려 보내고 나 역시 한 권씩 구매했더랬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읽으면서 어쩐지 나와 결이 맞지 않아 멈췄고,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1/3 정도 읽다가 시간이 없어서 멈춰 놓고, 책장 어디엔가 넣어 놓고는 시간이 2년 정도 흘러 버렸다.


책 읽을 여유도 없었고, 당시에는 그런 감성이 맞질 않아 덮어둔 게 맞다.


최근에 책장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하곤 읽기 시작한 책이 벌써 절반을 넘어선다. 어떤 이유로 이혼을 하고 휴남동에 서점을 내며 삶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영주, 어떤 이유로 취업의 길에서 잠시 멀어져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나가는 민준, 그리고 휴남동 서점을 둘러싼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적 흥미롭게 전개된다.


특히 서점 주인 영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에 대한 소개, 리뷰 등이 흥미롭다. <일하지 않을 권리>라는 책을 읽고 '일'에 대해 토론하는 장면에서는 나 역시 '왜 일을 하는가', '왜 일을 해야만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한참을 골똘히 생각했다. 결국, 일을 해야 돈을 벌고, 그래야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그쳤지만.


무튼,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 하는데 대단하면서도 부럽다. 에세이를 사랑하지만 소설도 좋아하는 나로서는 언젠가 소설을 써보는 게 목표인데 첫 소설을 이렇게나 멋지게 쓰는 작가는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늦은 시간 목표로 한 글을 마치고

남은 부분을 조금 더 읽다가 자려고 한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힐링', '치유'는 변하지 않는 가치다. 우리는 매 순간 너무 치열하게 살도록 자라와서 그 치열함 때문에 살펴주지 못했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 마음을 달래고, 토닥여줄, 그런 무언가가 반드시 필요한 거라서.


그래서 난, 이렇게 마음을 두드려주고 달래주는, 그런 책이 참 좋다.

내 책이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고.


날이 춥다.

추운 날에 아프기까지 해서 무엇 하나 쉽지 않다.

그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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