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by 겨우사리

며칠 밤을 지새우다 깨닫는다

나는 미련하게도


들인 적 없는 집안

너의 빈자리에 가슴이 시큰거린다


우두커니 그 자리를 돌아본다

나는 이상하게도


누인 적 없는 침대

괜스레 쓸어보는 손길이 시렸다


청장 끝을 바라본다

나는 우매하게도


끝이 보이는 자리

끝간데 없을 천정에 너를 세워둔다


가닿지 못할 그 먼자리에 좀스럽게 손을 뻗어본다

미련하고 이상하고 우매한 나는


내 자리에 하염없이 눈물만 채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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