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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Feb 25. 2022

나는 무늬

북리뷰


#밑줄을긋다

- 제목 : 나는 무늬

- 저자 : 김해원


- 책소개

낮은산 청소년문학 키큰나무 시리즈 21권. <열일곱 살의 털> 이후 13년 만에 출간하는 김해원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김해원 작가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을 마주하며,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과 그 삶의 무늬를 꾹꾹 눌러썼다.

<나는 무늬>는 세상이 멋대로 부르는 이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는, 스스로 아름다운 무늬를 새기는 이들의 이야기다. 청소년 노동, 가정 폭력, 아동 학대 등 우리 사회의 아픈 현실을 이야기로 불러온 작가는 살아남은 이들이 눈물을 닦고 난 뒤 할 수 있는 일을 보여 주는 데 힘을 쏟는다.

이 이야기는 왜 타인을 위해 함께 울어 주는가, 왜 남의 일에 나서는가, 왜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애쓰는가에 대한 작가의 대답이다. 어느 것 하나 쉽게 쓰이지 않은, 단단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채워진 이 이야기를 만난 독자들에게 ‘무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이름이 될 것이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절망과 붙어 다니는 체념은 단념과 다르다. 단념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만, 체념은 단념할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조건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단념에는 어떤 기대가 끼어들 틈새가 있지만, 체념에는 어떤 기대도 없다. 체념의 반대말은 희망이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날마다 하나씩 단념하며, 결국 체념이 이르게 되었다고, 체념에 낯이 있다면, 그건 내 얼굴일 거라고 생각했다. 

p. 197



- 감상평

속초에 있는 책방에서 구경을 하다가 제목에 끌렸다. 그리고 얼마 후 이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가장 빨리 마지막 장을 덮은 책이다. 그만큼 몰입도가 상당히 높았다. 이야기의 소재는 그리 밝은 내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엄청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떤 청소년의 죽음을 계기로 모르는 사이의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각자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잘 모르는 타인을 위해 나선다.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아이들이다. 이와 반대로 이 이야기의 어른은 아르바이트생의 죽음을 외면하고 오히려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이었다. 부끄러웠다. 자신의 잘못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 어른이다. 아쉽지만 반대인 상황이다. 그리고 이 책은 읽으면서 곳곳에 독특한 시선으로 지은 문장들이 여럿 있다. 이런 시선으로도 바라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할 만큼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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