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제목 : 계속 가보겠습니다
- 저자 : 임은정
- 책소개
저자 임은정은 2007년 ‘공판 업무 유공’을 인정받아 검찰총장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법무부가 선정하는 ‘우수 여성 검사’가 되어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에 배치되는 등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밟던 검사였다. 한때 ‘도가니 검사’로도 불리며 검찰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던 검사 임은정, 이제는 끊임없이 검사 적격 심사의 대상자에 오르는 검찰 조직의 ‘미운 오리 새끼’가 되었다.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고,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이 아닌 ‘무죄 구형’을 강행하면서 골칫거리 문제 검사가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부 고발 검사 임은정의 첫 번째 단독 저서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검찰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온 10년의 기록과 다짐이 담겨 있다. 저자는 검찰이 잘못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의 검찰은 자정능력을 상실해 고장 난 저울이 되었다고 말한다. 검찰 조직의 부끄러움을 알고, 검사의 양심을 지키고자 분투한 저자는 검찰이 바른길로 향하도록 하는 길을 열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검찰 조직의 어두운 면과 이를 걷어내고자 하는 저자의 각오와 용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부 고발자의 힘겨움과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입장과 처지에 따라 기억과 말이 다른 게 세상입니다. 잃은 게 많은 사람은 두려움도 많지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정직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여 동료들의 뒷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내부 고발자에게 외로움은 숙명입니다. 살얼음판 딛듯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10년 째 버텨오고 있고, 버텨갈 각오입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을 말하는 것인데도 거짓말이나 착각인양 일방적으로 매도되곤 합니다. 댓글 릴레이 소동을 겪으며, 어떤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비로소 말할지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결심했지요. ‘확실하다고 판단한 것만 말하고, 전선은 능력의 한계를 넘어서지 않는다.’는 생존원칙을 세워 지켜오고 있기에 지금껏 살아남았습니다. 징계나 적격 심사를 대비하여 매일매일을 기록한지 오래입니다. 내부 고발자의 삶은 그렇게 고단하고 팍팍합니다.
내부 고발자의 역할은 세례요한처럼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어 잠든 동료들을 깨우고, 세상에 알려 잠든 척하는 사람들마저 억지로 눈을 뜨게 만드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검찰 내부를 들여다보려 해도, 검찰은 수사 기밀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자료를 숨기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검찰이 보여주는 자료만으로 법과 원칙을 실제로 지켰는지를 확인하기 어렵지요. 제 능력이 부족하여 이런 검찰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검찰의 곪은 부위를 세상에 드러내는, 검찰을 비추는 CCTV가 될 각오로 공익 신고와 고발을 하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를 바꾸고 고치는 것은 검찰권을 검찰에 위임한 시민과 사회, 국회와 정부의 몫입니다. 어떻게 고치시겠습니까?
p. 264
- 감상평
<검사 선서>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검사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모든 검사들이 위의 선서를 잊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검찰이라는 조직은 다른 것 같다. 우리나라는 한때, 군인들이 지배했던 나라였다. 모든 권력은 영원하지 않다. 공정과 상식에 맞는 올바른 길을 걸어갈 때, 국민들이 믿고 지지할 것이다. 그리고 작가의 바람대로 계속 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