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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k Dec 28. 2022

애쓰지 않아도

북리뷰


- 제목 : 애쓰지 않아도

- 저자 : 최은영  



- 책소개

등단 이후 줄곧 마음을 어루만지는 맑고 순한 서사, 동시에 폭력에 대한 서늘한 태도를 잃지 않는 작품을 발표해온 최은영 작가의 짧은 소설집. 앞서 발표했던 작품들에서 인물 간의 우정과 애정을 세심하게 살폈던 작가는, 이번 짧은 소설집에서도 그 시선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가 여리고 민감했던 시절, 몰두했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상처받아 뾰족해졌던 마음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애쓰지 않아도』에서 돋보이는 것은 아동과 동물에 대한 폭력 등을 바라보는 최은영의 단호한 태도이다. 폭력을 보는 무심하고 게으른 시선이야말로 폭력적임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작가의 묘사를 통해, 폭력에 둔감해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p. 163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p. 220  



- 감상평

최근 짧은 소설을 읽고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또 어떤 소설이 있을까 하고 찾던 중, 최은영 작가의 소설을 알게 되었다. 작가의 글은 이미 몇 권 접해 보았기에 크게 고민을 하지 않고 주문했다. 

이전에 접했던 작가의 글은 비슷한 느낌을 풍겼었다. 밝으면서 따뜻하고, 차분하면서 다정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밝아지는 아침이 아니라 어두워지는 저녁인 것 같았다. 여러 글들 중에는 소재가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라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음에 오래 머무는 여러 문장들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긴 영상보다 짧은 영상들이 쉽게 나타나는 시기다. 마찬가지로 긴 호흡이 아니라 짧은 호흡으로도 읽을 수 있는 짧은 소설을 사람들이 더 많이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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