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 제목 : 변론을 시작하겠습니다
- 저자 : 정혜진
- 책소개
국선전담변호사는 형사 재판에서 변호인이 꼭 필요한 사건이지만 스스로 변호인을 구할 수 없는 사람들을 피고인으로 만난다. 형사 법정에 선 피고인은 돈이 없어도 변호인의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의 뜻은 준엄하나 잘못한 개인에 대한 당연한 처벌 그 너머 취약 계층의 변하지 않는 현실은 여전히 가혹하다.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으면 단순 절도도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이른바 ‘장발장법’ 위헌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저자는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이들의 말을 듣고, 그를 둘러싼 가족과 소외된 이웃과 우리 사회의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출처 : 알라딘]
- 기억에 남은 한 문장
이웃집 아줌마의 가르침
그녀에게 과연 국가란 무엇이었을까. 정책을 잘못 입안해 시위하게 만들고,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무차별적으로 시위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무수한 SNS와 대조하며 단순 시위 참가자를 찾아내 기소하고, 한편으로는 국선변호인을 붙여주면서 방어하게 하고, 대법원에서 새 법리가 나왔으니 무죄라고 하고, 채증이 위헌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반대 의견으로 당신 말도 일리가 있다며 위로하는, 이 모든 모순이 가능한 존재. 그게 바로 국가였다.
p. 272
- 감상평
법이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 규범. 국가 및 공공 기관이 제정한 법률, 명령, 규칙, 조례 따위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법도 사람이 만든 것이기에 완벽하지 않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은 변화하는데 법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그런 소식을 접할 때면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법을 소재로 하는 책을 읽다 보면 법보다는 사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변호사인 작가는 여러 사람들과 사건들을 만났는데 대부분은 일반적이지 않다. 그들은 꼬일만큼 꼬여있는 인생을 보여준다. 그들을 도운 국선변호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모든 사건과 일들은 어쩌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진심으로 소통한다면 조금 더 나을 수 있을 텐데 하고.
끝으로 작가가 법학전문대학원을 다니면서 외웠던 ‘양심’의 정의가 기억에 남는다.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